[이데일리 신하영 기자]서울 주요대학 입학생들을 분석한 결과 일반고 출신은 줄어든 반면 자율고(자율형사립고, 자율형 공립고) 출신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고 슬럼화 현상의 원인은 자사고 정책에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3년간(2011~2013년도) 서울 주요 11개 대학 입학생의 출신 고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이화여대·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에 입학한 일반고 출신비율은 2011년 74%에서 올해 62%로 12%포인트나 급감했다. 대신 일반고 출신이 빠진 자리를 자율고 출신들이 채웠다. 같은 기간 자율고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11%포인트 늘어났기 때문이다.
자율고는 MB정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도입됐다. 학생들의 적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창의적 인재 양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고교 서열화를 심화시키고 일반고 슬럼화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51개의 자사고와 58개의 자공고가 운영 중이다.
실제로 2011년도만 해도 서울 주요 11개 대학 입학생(4만6248명) 중 74%(3만4402명)가 일반고 출신이었다. 외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 비율은 16.4%(7614명)로 집계됐다. 당시에는 2010년 개교한 자율고에서 아직 졸업생이 배출되기 이전이었다.
그러나 올해 처음 자율고 출신들이 대입시장에 나오자 일반고 비율이 급감했다. 올해 11개 대학 입학생 4만6575명 중 일반고 출신은 전년 3만5595명(75%)에서 2만9024명(62%)으로 감소한 반면, 자율고 출신은 5271명으로 11%를 차지했다. 외고·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비율은 17.5%로 오히려 1%포인트 넘게 늘었다.
박홍근 의원은 “3년간 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 같은 특목고 출신 비율은 16%~17% 수준에서 거의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자율고 정책이 일반고만 슬럼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떤 식으로든 고교 서열화나 특권교육을 실시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고에 다니는 대다수 서민 자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