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한나기자]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1일 "현재 고(高)물가-저(低)성장 상황인 것은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날 `하반기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의 정의는 `고물가-저성장`으로만 돼있어 다소 모호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둔해지겠고 물가는 점점 더 높아지겠지만, 이 정도를 두고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보기는 지나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3%대로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5%대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김 국장은 "최근의 수출 호조세는 신흥시장국과 자원부국에서 발생하는 해외수요 요인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환율 변화에 따른 가격요인도 어느 정도 의미는 있지만 큰 작용은 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러시아, 중동 등 개도국과 자원부국의 고성장세가 상당기간, 적어도 1년 정도는 유지되며 선진국의 경제 둔화를 상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중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 유가는 하반기로 가면서 좀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 원유도입단가를 배럴당 128달러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를 결정하는 요인에는 수급과 지정학적 요인, 투기적 요인 등이 있는데 최근 투기적 요인 비중이 상당히 커져 유가를 전망하기가 어려워졌다"며 "달러화가 강해지고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투기자금이 원자재시장에서 빠져나오겠지만, 연기금이나 자원부국들의 국부펀드 등 중장기 자금들은 단기간에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적자 전망치가 당초보다 3배 늘어난 90억달러로 조정됐지만, 김 국장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3% 이상 수준을 수년간 지속하면 빨간 불이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경상수지 적자 90억달러 정도면 우리 GDP의 1% 이내이므로 아직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