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석 달 만에 200원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7월 초 1555.8원까지 올랐던 환율은 최근 1350원 안팎으로 내려왔다. 불과 두어 달 사이 13% 안팎 움직인 셈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수입물가를 낮추고 원유·원자재와 달러 표시 부채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항공·정유 등 달러 비용 비중이 큰 업종에는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
문제는 속도다. 환율이 짧은 기간에 200원 넘게 움직이면 기업이 정상적인 가격·투자·수출전략을 세우기 어려워진다. 특히 자동차·반도체·조선처럼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기업은 같은 달러 매출을 올려도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이 줄어든다. 2분기 평균 환율이 1500원을 웃돌면서 누렸던 고환율 효과가 3분기에는 상당 부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조선업은 환율 하락 영향이 더 직접적이다. 증권업계는 3분기 평균 환율이 2분기보다 100원 낮아질 경우 HD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이 1.9%포인트, HD현대삼호 2.1%포인트, 한화오션은 3.9%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화자산과 부채를 많이 보유한 기업은 평가손익도 크게 출렁인다. 영업 자체는 좋아도 환율 변화 하나로 분기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원화 강세가 언제 다시 반대로 움직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국제유가, 미국 금리, 엔화,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환율은 언제든 급반등할 수 있다. 원화 가치가 단기 급변동하면서 비롯되는 금융시장의 불안정과 혼란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
환율은 높으면 무조건 나쁘고 낮으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수출기업에는 원화 약세가 유리하지만 수입물가에는 부담이고, 원화 강세는 물가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래서 환율 문제에서 중요한 것은 특정 수준보다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다. 외환 당국도 특정 환율을 억지로 지키려 하기보다 과도한 쏠림과 급변동을 경계해야 한다. 기업 역시 환헤지와 통화별 자산·부채 관리를 더 정교하게 할 필요가 있다. 석 달 새 200원씩 움직인 환율은 원화 강세의 축하 신호라기보다 변동성 관리의 경고음으로 보는 게 맞다. 시장과 당국 모두 빠른 변동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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