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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법원장 취임 후 13명 대법관이 모두 참여하는 전합 심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조 대법원장 취임 후 전합 심리는 1월과 2월 두 차례 진행됐지만, 1월1일자로 퇴임한 안철상(67·15기) 대법관과 민유숙(59·18기) 대법관 자리가 공백 상태로 남아 완전체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이날 진행되는 전합에는 지난 1일자로 임명된 엄상필(55·23기) 대법관과 신숙희(54·25기) 대법관이 처음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이날 심리를 바탕으로 추후 각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전합에서 심리할 주요 사건으로는 동성 커플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에 관한 건이 꼽힌다. 동성 부부 소성욱 씨와 김용민 씨는 법적인 혼인 관계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피부양자 자격 취득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취득 신고를 해 2020년 2월 피부양자 자격을 취득했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같은 해 10월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입기록을 삭제했다. 김씨와 소씨가 적법한 통지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피부양자 인정요건 미충족’으로 접수된 서류를 반송한다는 공문을 보냈고,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자격 인정을 무효화했다.
이에 소씨 등은 자신들이 주관적인 혼인 의사와 객관적인 혼인 실체를 모두 충족하고 있다며 동성 부부라는 이유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소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건보공단의 보험료 부과 처분이 잘못됐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소씨의 승소로 판결했다. 이후 건보공단이 상고해 해당 사건은 지난해 3월 대법원으로 넘어왔고, 최종적으로 전원합의체에서 결론이 나게 됐다.
이 외에 금속노조가 HD현대중공업(329180)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 청구 소송 사건도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금속노조는 HD현대중공업이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근로조건 등에 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만큼 근로자들과의 관계에서 단체교섭의무를 지는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에서는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승리했다. 원심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지배·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또 하청업체 스스로 업무를 지시하고, 임금체계를 결정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노란봉투법’의 전초전으로도 분류된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과 노사관계에 있어서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사용자 범위 확대 부분이 ‘근로계약의 형식과 상관없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 지배력 또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로 확대돼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해당 법률안은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다시 국회에 회부됐다. 이후 국회 본회의에서 다시 재표결에 돌입했지만, 재적 의원의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해진 탓에 가결 175표, 부결 115표, 기권 1표로 최종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