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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가 계열사인 금융정보 서비스 업체 퀵(QUICK)과 합께 미국, 유럽, 아시아, 중국, 일본 등 2만6000여개(금융 제외) 상장기업 재무실태를 분석한 결과, 3년 연속 이자 규모가 영업이익을 넘어선 좀비기업은 지난해 총 5300곳으로 전체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좀비기업은 지난 10년 간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이했던 2008년에는 조사대상 1만8000곳의 14%, 약 2500여곳이 좀비기업으로 분류됐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439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도 각각 923개, 431개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617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 한국(371개), 대만(327개)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의료·의약품 및 에너지, IT 기업들이 주로 포함됐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덧붙였다.
10년 간 늘어난 좀비기업 수도 유럽이 714개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561개), 인도(405개)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경우 채무 의존도가 낮아 109개에 그쳤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좀비기업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인 금융완화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도 빚으로 연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조달금리는 평균 3.9%로 10 년 전보다 약 1% 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체 기업 중 32%가 좀비기업으로 분류됐는데, 저신용에서도 회사채를 발행하기 쉬운 금융 환경이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미국 IT기업인 델은 2016년 데이터스토리지 업체 EMC를 인수한 뒤 빚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자비용도 급증했다. 현재 금융비용이 영업이익을 웃돌고 있다. 미국 헬스케어 업체 제네시스 역시 과도하게 인수합병(M&A)을 반복한 결과 2014년 이후 좀비 상태에 빠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좀비기업이 늘어났다는 것은 패자를 퇴출시키는 시장 기능이 약화했다는 의미”라고 규정하는 한편 “글로벌 경기침체가 도래하고 금리 상승 등 시장에 충격이 가해지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좀비기업들은 자금난이 악화해 파산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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