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다우존스지수에 버금가는 암호화폐시장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출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아시프 허지 코인베이스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대표는 6일(현지시간) CNBC ‘패스트 머니’에 출연, “우리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기관투자가 전용 거래소인 GDAX에서 매매거래를 중개하는 암호화폐들에 보다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같은 지수와 인덱스펀드를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지수는 각 암호화폐들의 시가총액을 가중 평균해서 산출하며 이를 토대로 가칭 ‘코인베이스 인덱스펀드’를 출시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이미 자회사인 코인베이스자산운용을 설립했고 루벤 브라마나탄이 이 부문을 책임지기로 했다.
현재 전문투자자 거래 비중이 큰 코인베이스는 이 지수와 펀드를 통해 개인투자자 기반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허지 대표는 “투자자들이 어떤 알트코인이 승자가 되고 어떤 코인이 패자가 될지 직접 고르길 원하지 않는다”며 인덱스펀드 출시로 개인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브라마나탄도 “모든 개인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고자 한다”며 “특히 최근 패시브(=지수를 추종하는) 투자상품이 각광받고 있는 만큼 고객들로부터 강한 투자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허지 대표는 “아직까지는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때문에 미국내 거주자에 한 해서만 이 펀드에 합법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며 “SEC가 암호화폐공개(ICO) 기반의 코인들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만큼 가급적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코인 위주로만 (이 지수와 펀드에) 편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디지털커런시그룹 자회사인 그레이스케일인베스먼츠가 최초로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를 내놓은 바 있고 지난해에는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되는 4개 코인에 리플을 더해 디지털라지캡펀드를 출시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비트와이즈자산운용이 ‘홀드10인덱스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펀드에는 스텔라와 모넬라, 대시도 포함됐다. 코인베이스는 첫 인덱스펀드 출시는 아니지만 앞으로 미국 감독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승인할 경우 곧바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
코인베이스는 미국내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거래소 중 하나로, 현재 비트코인과 비트코인 캐시,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등 4개 코인을 거래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16억달러에 이르고 있고 지난해말에 이미 고객 계좌수에서 미국 대표 온라인증권사인 찰스슈왑을 앞질렀다. 아직 리플코인(XRP)은 상장하지 않은 상태다. 허지 대표는 “새로운 코인이 상장될 때마다 자동적으로 지수와 펀드에 편입될 수 있다”며 향후 리플이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허지 대표는 리플코인 상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앞서 지난 5일 코인베이스측은 회사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지난 1월4일에 신규 암호화폐 상장에 대해 우리가 발표했던 공식 입장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며 “아직까지 새로운 코인을 추가로 상장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1월4일 코인베이스는 “새로운 코인 상장은 결정된 바 없고 이에 반하는 어떠한 루머도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