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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와 남해 최일선 도서 지키는 해군 쌍둥이 수병들

김관용 기자I 2018.02.14 09:05:13

김원희·태희, 여상민·상훈, 이동근·태근 수병
연평도·우도, 어청도, 흑산도 근무 중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서해와 남해 최일선 섬에서 근무하고 있는 쌍둥이 형제들이 있다. 연평도와 우도 전탐감시대에 근무하는 김원희(21) 일병과 김태희(21) 상병, 어청도 전탐감시대에 근무하는 여상민(21) 일병과 여상훈(21) 상병, 흑산도 전진기지에 근무하는 이동근(22) 병장과 이태근(22) 병장이다.

세 쌍둥이 형제는 모두 서해와 남해 최일선 도서 근무를 지원했다. 이번 설 연휴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조국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연평도와 우도에서 최전선 지키는 김원희·태희 형제

연평도와 우도는 약 25km 떨어져 있어 형 김원희 일병과 동생 김태희 상병이 서로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군 통신망으로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탐병인 두 형제는 레이더상 접촉물 인수인계 시 활용하는 개인 수기번호로 서로를 확인한다. 수기번호는 레이다 사이트와 함정 등에서 당직근무자에게 부여되는 고유번호다.

연평도와 우도에 근무하는 동생 김태희 상병(왼쪽)과 형 김원희 일병이 2함대사령부 부두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웃고 있다. [사진=해군]
전탐병은 하루 4시간씩 두 번을 근무하는 3직제로 운영된다. 형 김원희 일병과 동생 김태희 상병은 우연히 같은 시간대 근무를 서면서 상황이 있으면 군 통신망으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김원희 일병은 “당직을 서면 가끔 레이더로 동생이 있는 연평도까지 거리를 재보곤 한다”면서 “혹시라도 동생과 당직 시간이 겹칠 때에는 서로의 수기번호를 확인하며 아무 일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구나 하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형제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또 있다. 우도 근무 장병은 휴가를 갈 때면 고속단정(RIB)으로 연평도까지 가서, 인천행 여객선을 탄다. 김원희 일병이 휴가를 갈 때면 김태희 상병이 연평도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쌍둥이 형제라는 것을 알고 있는 부대 관계자들의 배려다.

◇어청도 쌍둥이 형제…형은 전탐병, 동생은 운전병

군산시 소재 어청도는 쌍둥이 형제인 여상민 일병과 여상훈 상병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형 여상민 일병은 전탐병, 동생 여상훈 상병은 운전병이다. 해군에는 동생 여상훈 상병이 먼저 입대했다. 이어 동생의 권유로 여상민 일병도 입대했다.

어청도에 근무하는 동생 여상훈 상병(왼쪽)과 형 여상민 일병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해군]
이들 형제는 지난해 12월 위급 환자 이송에 공을 세우기도 했다. 부대 내 갈비뼈 골절 환자가 발생하자, 동생은 차량으로 환자를 신속하게 해군 고속정으로 이송했고 형은 레이더를 통해 해당 고속정 이동 현황을 군산에 위치한 육군 전탐감시대로 통보, 위급 환자 이송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형 여상민 일병은 “동생 덕분에 이름도 생소했던 어청도에서 특별한 경험을 쌓고 있다”면서 “이곳에서 우리 형제가 각자 운전병, 전탐병으로서 임무를 다해 어청도 해상전탐감시대가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조국해양주권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흑산도 모범장병’ 이동근·태근 형제

이동근·태근 병장은 동반 입대를 지원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각자 해군에 지원했고, 동시에 입대했지만 첫 근무지는 달랐다. 형 이동근 병장은 흑산도로 동생 이태근 병장은 부산으로 배치됐다.

형 이동근 병장(왼쪽)과 동생 이태근 병장이 지난 2월 1일 흑산도를 방문한 엄현성 해군참모총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해군]
20여 년을 함께 지낸 쌍둥이 형제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어색했다. 동생은 형과 같은 부대 근무를 희망했고, 결국 지난해 1월 흑산도로 옮겼다. 둘은 현재 부대에서 헌병으로 근무하며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부대 모범장병으로 각각 선발되기도 했다.

이동근 병장은 “얼마 남지 않은 군 생활이지만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나가서도 군에서 배운 것처럼 어떠한 일이든 완벽하게 완수해 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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