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최근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루게릭병(ALS,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으로 진료받는 국내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긴 입원일수에 높은 의료비로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말기에 호흡부전으로 인한 지원대책이 부족해 환자의 고통이 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루게릭병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1년 1354명에서 2013년 1627명으로 273명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루게릭병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1411명에 달하는 등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루게릭병 환자 1인당 입원일수와 총진료비도 2011에는 평균 입원일수 35일, 진료비 502만원 수준이었으나 2013년에는 56일, 744만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만도 루게릭병 환자 입원일수와 진료비는 평균 37일, 469만원 꼴이다.
또한 루게릭병 환자들이 호흡부전으로 ‘호흡재활’을 위해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에는 상태가 중대해 면밀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중환자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고, 결국 병실료에 대한 추가 부담도 매우 커진다는 것이 문 의원의 설명이다.
재활의학 전문의이기도 한 문 의원은 “루게릭병은 고액의 진료비를 요하는 질환일 뿐만 아니라, 생애의 마지막에 호흡부전으로 인한 인공호흡기 사용 등 전문적인 호흡재활을 요하는 질환”이라며 “정부의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구체적 대안으로 일반병상에 ‘인공호흡기 사용 환자에 대한 관리료’ 등의 신설을 검토해야 하고, 가능한 입원기간을 줄이면서 가정 내에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개인형, 이동형 인공호흡기’ 지원 대상을 현재의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전체 환자들에게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