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강국)② 特命 "제품·환경 모두 최고가 되라"

윤종성 기자I 2010.05.31 10:40:00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 경쟁력은 기본이고, 환경분야에서도 최고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품질에다 환경까지 고려하라고?  이걸 어떡하지…' 당진 일관제철소 기획을 맡았던 현대제철 직원들은 회장의 '무리한' 주문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녹색 제철소'라는 표현 자체가 생소하던 때였다. 표본으로 삼을 만한 곳조차 없었다. 힘든 작업이었다. 하지만 새 '이정표'를 꽂는다는 생각에 하나씩 둘씩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에 수시로 방문해 한 마디씩 건네줬던 정 회장의 따뜻한 격려도 큰 힘이 됐다. 드디어 종합준공식이 열렸던 지난달 8일.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술과 설비를 갖춘 그린제철소가 건설됐다"며 크게 흡족해 했다. 
 
원료에서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두 친환경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는 세계 최고의 '녹색 제철소'로 불린다.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부의 경제성장 비전에도 가장 부합하는 '사업모델'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제철(004020) 관계자는 "당진 일관제철소에는 세계 최고의 제품 경쟁력은 물론, 환경분야에서도 최고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며 "이미 선진국에서 검증된 최적의 환경관련 기술들이 총망라돼 있는 최고의 녹색 제철소"라고 말했다.

▲ 현대제철의 밀폐형 원료처리시설


◇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린제철소'= 대표적인 게 철강원료를 밀폐식으로 관리해 일관제철소에서 가장 큰 오염물질로 지적되는 비산먼지를 제거하는 세계 최초의 ‘밀폐형 제철원료 처리시스템’이다.

철광석과 유연탄 등의 제철원료를 실내에 보관하는 밀폐형 원료처리시설은 전세계 어떤 일관제철소도 시도하지 않았던 획기적인 아이디어. 이미 다른 일관제철소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제철 녹색경영의 새로운 상징물로 등장한 이 시스템은 밀폐형 연속식 하역기와 밀폐형 벨트컨베이어를 이용해 선박에서부터 원료처리시설까지 철광석과 유연탄을 운송함으로써 바람이 심한 임해 제철소의 비산먼지 문제를 해결했다.

철강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오폐수 또한 최적의 환경기술로 처리, 원료 저장에서부터 제품 생산 후 폐기물질 처리까지 완벽한 친환경 제철소를 구축하고 있다.

배기가스의 경우 TMS(Tele-Monitoring System, 굴뚝자동측정장치) 설치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오염정도를 항상 감시· 관리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의 처리가 가장 어려운 소결공정 배기가스의 경우 미세먼지는 전기집진기로, 황산화물(SOx)과 같은 가스상 오염물질은 흡착탑과 백필터로 구성된 설비로 1차 제거를 실시한 후 2단 활성탄흡착설비를 이용해 황산화물(SOx), 질산화물(NOx), 다이옥신 등을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 현대제철의 밀폐형 연속식 하역기 모습

2단 활성탄흡착설비는 독일에서 입증된 최신 기술로 이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법적 규제치 보다 훨씬 낮은 농도로 배기가스가 관리된다. 오폐수 또한 화학반응조와 생물학반응조 등을 통해 전처리를 실시한 다음 활성탄흡착설비를 포함한 고도처리시설을 통과하게 해 재이용률을 최대화하고 있다. 

◇부산물도 100% 재활용.. "이보다 깨끗할 순 없다"= 에너지뿐 아니라 철강제품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도 거의 100%에 가깝게 재활용 된다. 일관제철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일반적으로 콜타르, 조경유 등과 같은 화성(化成)부산물과 슬래그 부산물, 분진, 슬러지, 스크랩류로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코크스· 화성 공정에서 발생하는 콜타르, 조경유, 유황과 같은 화성부산물은 피치, 카본블랙, 벤젠, 톨루엔, 자일렌, 인산질 비료 같은 화학산업 분야의 원료로 전량 재활용 된다.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의 연간 800만t 조강생산량을 기준으로 연간 18만t에 이르는 화성부산물이 발생한다.

고로 및 제강공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 부산물의 경우 슬래그 시멘트나 도로 노반재· 골재 등으로 재활용되며, 부산물 가운데 가장 양이 많아 연간 354만t에 이른다. 20평 아파트를 짓는데 약 54t의 골재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354만t의 슬래그는 매년 20평 아파트 6만5000 가구를 짓는데 소요되는 골재량을 대체하는 셈이다.

연주 및 압연공정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슬러지, 스크랩류 등은 고로와 전로 등의 원료로 재활용 된다.
 
▲ 현대기아차그룹의 자원순환형 사업구조


◇ '돌고 돌고 돌고'.. 세계 최초 자원순환형 그룹 탄생= 현대제철이 열연강판을 생산하게 되면서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초의 자원순환형 그룹으로 탄생하게 됐다.

현대제철이 철광석과 코크스를 원료로 쇳물과 열연강판을 생산하게 되면서 이를 소재로 현대하이스코가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만들어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생산에 적용한다.
 
수명이 다한 자동차는 ‘자동차 리사이클링 센터’에서 폐차 처리돼 다시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H형강 등 건설용 철강제품의 원료로 재활용되는 자원 순환고리가 완성된 것이다. 명실상부한 자동차 중심의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앞으로도 경제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에 대한 책임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기여가 기업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녹색경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 용어설명
▲코크스(Cokes)= 일관제철소 고로공정에서 철광석을 일정한 크기의 덩어리로 만든 소결광(燒結鑛)과 함께 고로에 장입되는 주원료로 철광석을 환원시키는 환원제와 열원(熱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점결성 유연탄을 코크스로에 넣고 밀폐한 후 1,350℃로 가열하면 수분과 휘발분이 가스로 방출되고 탄소와 회분(灰分)이 주성분인 코크스가 만들어진다.

▲화성(化成)공정= 코크스로에서 발생하는 가연휘발성가스를 정제하는 공정. 정제 후 발생하는 타르, 유황 등의 부산물은 외부로 판매하며 휘발성가스는 고로와 소결, 소성, 제강, 압연, 발전소 등 일관제철소 전 공정의 연료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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