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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할리우드식 블록버스터 닮은 상업영화

경향닷컴 기자I 2009.01.30 12:50:00

 
[경향닷컴 제공] 마치 할리우드 액션블록버스터를 보는 듯하다. 영화 ‘마린보이’는 흥미로운 소재와 화려한 볼거리, 겹겹이 싸여진 스릴러 장르 특유의 복잡한 내러티브로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의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시킨다. 국내 영화에서 보기 힘든 상업 오락 영화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지녔다.

 우선 이 영화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마린보이’란 소재다. ‘마린보이’란 몸에 마약을 지니고 바다를 건너는 임무를 맡은 사람. 전직 국가대표 수영선수 천수(김강우)는 거액의 도박빚 때문에 강제로 ‘마린보이’가 돼 마약조직 대부 강사장(조재현)과 경찰 이형사(이원종)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펼친다. 여기에 강사장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천수를 유혹하는 요부 유리(박시연)의 음모까지 곁들여져 숨막히는 두뇌싸움이 펼쳐진다.

 ‘마린보이’가 바다에서 벌이는 자연과의 사투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면 오산이다. 다양한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이들의 이해관계와 음모가 엮여 잠시 긴장을 늦춘다면 이야기 전개를 쫓아가기 힘들다.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은 호연에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호쾌한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스릴러 장르에 충실한 연출이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수중 액션신은 기대대로 압권이다. 모두 몸을 사리지 않은 김강우의 열연 덕분이다. 물을 무서워했지만 이 영화를 위해 수영을 배우고 몸을 만든 배우 김강우의 고생이 스크린에 생생하게 드러난다. 무거운 돌에 발이 묶여 바다에 빠져 죽을 뻔했던 천수가 간신히 줄을 풀고 살아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도 함께 가쁜 숨을 쉬게 된다. 조재현도 악과 순정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인물을 소름끼치게 연기했다.

 아쉬운 점은 너무 매끈하다는 것이다. 오락 영화의 공식에 너무 딱 들어맞게 영화를 만들어 특유의 개성을 발견할 수 없다. 한국 영화에서 처음 보는 소재와 장면들인데 신선감을 느낄 수 없다. 90점은 줄 수 있어도 100점을 주는 것은 주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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