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일부터 국내주식형 적립식펀드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존 적립식펀드 가입자도 3년 연장 계약을 하면 추가 불입분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3년 연장계약을 하면 해당 펀드는 환매가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만일 환매하면 그간 돌려받은 세금을 다시 반납해야 한다.
하지만 계좌를 새로 만들면 기존 펀드는 아무 때나 환매해도 상관없게 된다. 여윳돈이 없어도 기존펀드를 환매한 뒤 새 펀드에 가입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정액적립식이 아니라 자유적립식에 가입해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재정상황이 빠듯한 경우는 자유적립식을 고려해 볼 만하다. 돈이 생길 때마다 넣으면 분기당 300만원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이번 펀드 세제혜택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활용할 여지가 없지 않다"며 "펀드 재구성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운용사 선택을 잘 해야
단, 새 펀드에 가입할 땐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수익이 안 좋아 원금을 까먹는 펀드에 가입한다면 세제혜택이 아무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존펀드 성과가 좋다면 똑같은 펀드의 새 계좌를 만들고, 펀드를 갈아타려면 신설 운용사보다 어느 정도 성적이 검증된 운용사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박승안 우리은행 PB는 "소득공제 혜택은 내년 말까지 적용되므로 내년 시장상황을 봐서 펀드를 갈아타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있는 만큼 성과가 비슷하다면 배당주펀드가 일반주식형펀드보다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그간 배당소득에 대해 붙었던 15.4%의 세금이 3년간 면제되기 때문에, 배당주펀드는 그만큼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이수진 연구원은 "특히 최근 같은 약세장에선 방어적 성향의 배당주펀드가 선전하는 경향이 있다"며 "같은 배당주펀드라도 배당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가입 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회사채 펀드도 봇물
19일 정부가 발표한 정책 중엔 장기 회사채펀드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 있다. 회사채·기업어음(CP)에 60% 이상 투자하는 회사채펀드에 내년 말까지 가입할 경우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3년 이상 가입하면 3년간 발생한 투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면 가입 이후 3년간 원금·이자 인출이 없어야 하고, 3년 이후에 발생한 소득에 대해서는 일반과세 된다. 실질 수익률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와 비슷한 연 8%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면세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게다가 2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나 인하하면서 금리인하(채권가격 상승)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회사들도 관련 상품들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27일 한국투신운용·하나UBS자산운용 등이 회사채 전용펀드를 선보였으며, 삼성투신운용·아이투신운용·대신투신운용 등도 조만간 유사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회사가 부도 난다면 아무 소용이 없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의 위험도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일각에선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채권시장에서 한은의 금리인하가 얼마나 장기호재로 받아들여질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펀드 세제 재테크 이렇게
▲국내주식형 적립식 펀드
―내용: 연간 12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 후 첫해는 불입액의 20%, 둘째 해는 불입액의 10%, 셋째 해는 불입액의 5%를 소득공제. 기존 적립식 가입자도 3년 연장 계약 하면 추가불입분에 대해 소득공제.
―전략: 새 계좌를 만드는 것이 자금운용에 유리. 정액적립식이 부담스러우면 자유적립식도 가능. 향후 반등장에서 성과가 기대되는 성장형펀드 투자할 만.
▲장기 회사채펀드
―내용: 회사채·기업어음(CP)에 60% 이상 투자하는 회사채펀드에 내년 말까지 거치식으로 가입할 경우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3년 이상 가입하면 3년간 발생한 투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
―유의점: 투자기업 위험도 꼼꼼히 체크해야.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에 한은 금리인하 효과 얼마나 반영될지 살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