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창민 감독 상해치사 사건 가해자들의 구속영장은 초동수사에서 두 번 기각됐다. 구속영장이 7개월 만에 발부된 건 검찰 보완수사 역할이 컸다. 검찰은 피의자 휴대전화에서 ‘죽여버리려 했다’는 녹취와 증거인멸 모의 정황을 찾아냈고 폭행이 사망의 직접 원인임을 입증하는 의학 소견도 새로 확보했다.
반대로 15억원대의 뇌물 수뢰 의혹을 받은 감사원 고위공무원이 기소를 피한 건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이 보완수사권 공백 때문이었다. 보완수사권이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하고 수사 빈틈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사실이 잇달아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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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6차례에 걸친 토론회는 모두 요식 행위에 그치는 모양새다. 송치 사건의 공소 유지를 위해 검찰 직접 보완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목소리는 모두 묵살됐다. 결론을 정해두고 의견 수렴이라는 형식만 갖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 사정은 심각하다. 5개 특검을 동시 가동하면서 검사 67명이 차출됐고 지난 4월 기준 검사 69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중 15년 차 이상 베테랑이 70%를 넘는다. 그 결과 전국 3개월 이상 미제 사건은 12만 건을 돌파했다. 일부 지청에선 수사 검사 1인당 미제 사건이 600건을 웃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법언이 있다. 지금 대한민국 형사사법은 정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검찰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쌓이는 건 법안이 아니라 피해자의 ‘대기 번호’다. 개혁 설계가 아무리 정교해도 현장이 버텨내지 못하면 그 공백을 채우는 건 국민의 고통이기 때문이다. 누가 무엇을 위해 밀어붙이는지, 이에 따른 피해는 누가 책임질지 묻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