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매년 최고로 더운 7~8월에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2023년 환자 수는 40만776명으로 10년 전(18만6407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그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조원철 교수는 “평소에 약한 통증이나 무통증으로 하지정맥류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 사람들이 여름철에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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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은 동맥을 거쳐 몸을 순환한 혈액이 다시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혈관으로 압력이 낮고 혈류속도가 느려 관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흔히 표재성 정맥(피부 바로 아래 위치)과 심부정맥(근육 아래 위치), 위 두 정맥을 연결하는 관통 정맥으로 구분된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표재성 정맥 압력이 높아져 발생하며, 확장된 혈관이 피부 밖으로 튀어나오거나 혈액 역류로 다리의 통증 또는 무거움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가족력, 임신, 비만, 운동 부족,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경우, 흡연 등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처럼 더운 날씨는 우리 몸의 혈관을 팽창시키는데, 이는 정맥 기능을 떨어뜨려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조원철 교수는 “혈관이 팽창되면 다리에 머무는 혈액이 많아져 주변 근육이나 피부, 신경조직을 압박해 통증이 나타난다”며,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정맥 압력이 높아지게 되고 혈액 역류를 막는 판막 등이 손상돼 하지정맥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 통증이 주 증상일 경우 다른 질환과 명확히 구분 필요
하지정맥류는 다리 통증(경련통, 둔통, 자통 등), 피로감, 작열감, 안절부절증 등을 포함하여 가려움증, 피부가 어두운 색깔로 변하는 색소 침착, 피부 궤양 등을 동반한다. 심할 경우 심부정맥 혈전증과 폐색전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
전조증상은 별도 없지만 다리가 자주 붓고 저려 쥐가 나거나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증상, 다리에 피로감이 지속되는 증상 등이 있는 경우는 하지정맥류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다만 조원철 교수는 “주된 증상이 통증일 경우 근골격계, 신경계, 동맥계 등의 장애로 인한 통증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하지정맥류의 진단및 치료는
하지정맥류는 혈류의 속도와 양을 측정하는 도플러 초음파, CT, 혈관 조영술 등을 통하여 정확한 진단과 정맥 부전의 정도를 확인한다. 정맥류가 피부 쪽으로 울퉁불퉁 튀어나와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육안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는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수술적 치료로는 ‘고위 결찰(High ligation) 및 발거술(Stripping)과 정맥류 절제술이 있다. 이는 사타구니와 무릎 아래 몇 군데 작은 피부 절개를 한 다음 병든 정맥 조직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 피부 절개 상처가 남지만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다.
‘정맥 내 열치료 요법(Endovenous Heat Therapy)’은 늘어난 정맥 내로 레이저 광섬유 또는 고주파 섬유를 넣은 다음 레이저나 고주파를 발산하여 병든 정맥으로의 혈액 흐름을 차단하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초음파 유도 정맥 내 접착제 주사 요법(베나실)’ 등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약물 경화 요법(Sclerotherapy)이 있다. 이는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경우(치료 후 재발된 정맥류, 정맥 기형, 관통정맥, 정맥성 궤양 등) 시행한다.
하지정맥류는 혈관질환이기 때문에 혈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흡연 및 과도한 음주, 맵고 짠 음식 등을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비만 및 변비는 즉시 관리가 필요하다. 복부비만과 변비는 복압 상승을 유도함과 동시에 혈관에 스트레스를 준다.
특히 과도한 호르몬제의 복용은 금물이다.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한편 근육을 이완하는 역할도 한다. 이때 혈관도 같이 이완돼 정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 요즘 같은 더운 여름철엔 다리를 뜨거운 곳(햇볕, 사우나 등)에 오랜 시간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는 주로 장시간 서 있거나 앉은 상태로 일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어 규칙적인 운동(경보, 자전거 등)이 필요하다. 운동이 불가피할 경우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와 더불어 수면 혹은 휴식 시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고, 누운 자세에서 20~30cm 정도 높이가 있는 쿠션에 다리를 올리는 것도 증상 완화와 예방에 효과적이다.
조원철 교수는 “하지정맥류가 심하다면 수술이 아닌 약을 먹으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치료 방법이다”며,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습관 변경이나 압박 스타킹 착용과 같은 보존적 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