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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들의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인문계열 학과들이 축소되고 공학계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소재 대학 학과 통폐합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서울 소재 대학에서만 인문사회계열 학과 17개가 폐지됐다. 반면 공학계열학과는 23개가 신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반도체·첨단분야 인재 양성 방침에 따라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최근 3년간 서울 소재 대학의 학과 통폐합 현황을 대학별로 살펴보면 삼육대는 중국어학과·일본어학과를 통합하고 항공관광외국어학부를 신설했다. 한국외대에선 2020년 지식콘텐츠전공·영어통번역학전공·영미권통상통번역전공이 융합인재학부로 통합됐다.
반면 고려대는 같은 기간에 3개 공학계열 학과를 신설했다. 중앙대 한양대 세종대에서도 각각 2~3개의 공학계열 학과가 새로 개설됐다. 삼육대는 인문사회계열이던 경영정보학과·IT융합공학과를 통합해 공학계열인 지능정보융합학부를 민들었다.
강득구 의원은 “지방의 대학가에선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전임교원 수가 줄어들어 강의 선택 폭과 강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학생들의 반발이 여러차례 있었다”며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 소재 대학에서도 인문계열 학과가 축소되는 이유로 대학을 취업률로 평가하는 정량지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했다. 교육부가 주도하는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취업률을 평가, 대학들이 인문계열학과를 축소하고 비교적 취업이 잘되는 공학계열 학과를 늘렸다는 의미다.
강 의원은 “ K-드라마, K-pop 등 한국문화에 대한 파급력이 커지는 이면에는 우리의 인문학이 기반이 된 부분이 있고 한국 관련 학과도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대학이 인문학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바꾸고, 예산 지원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