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연일 악재가 쏟아지면서 글로벌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 바로 미국에 두 번째 경기후퇴(recession)가 연이어 찾아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미국에 또 다시 경기후퇴가 오면 그것만으로도 부담이지만 전문가들은 두 번째 경기후퇴가 처음보다 더욱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고용과 소득, 생산 등 모든 경제지표는 마지막 경기후퇴였던 2007년 12월 당시보다 모두 안 좋다. 성장세 역시 지난 2009년 6월 이후 기술적인 회복이 시작됐지만 매우 부진한 상태. 한 전문가는 "최근 경기후퇴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경기후퇴에 진입한다면 재앙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인들은 신용 거품이 꺼지면서 상당 부분 지출을 줄였기 때문에 또 다른 경기후퇴가 오면 미국 가계는 더욱 뼈를 깎는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통상 소비가 경기 회복을 주도하지만 그동안 소득은 부진했고 지출 역시 크게 늘지 못했다.
NYT에 따르면 경기후퇴 후 4년간 취업연령 인구는 3%가량 늘었고 경제가 건전하다면 비슷한 비율로 고용 역시 늘어야 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 경제의 고용 가능 규모는 당시보다 5%나 오히려 줄어들었다. 실업률도 4년 전 5%에서 9.1%로 높아졌다.
정부 당국도 이미 1차 경기후퇴 때 부양책들을 상당 부분 써 버려 남아 있는 선택안들이 거의 없다. 금리를 더 내리기도, 이미 바닥난 재정을 풀기도 쉽지 않아진 것이다. 2007년 말 당시 연방정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64.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GDP의 100%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위기 등이 경제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물론 과거 경기후퇴 때보다 나은 것도 있다. 바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 지난 1분기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 2007년 4분기보다 22%나 증가했다.
다만 기업들 역시 경기둔화를 우려해 고용 같은 투자를 꺼리고 유보현금을 쥐고 있는 것은 문제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수요가 감소할 때 기업들의 유보현금이 감원 욕구를 일부나마 상쇄해주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