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진형기자] 수출강국 코리아.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메이드 인 코리아` 마크가 붙은 우리 수출품들은 지금도 전 세계 각지로 건너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있다. 지난 99년 9.5%에서 2000년 10.7%로 상승했고, 올해들어서는 지난 1~5월중 19%에 달해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을 빼고 수출을 얘기하기가 어려울 만큼 비중이 커졌고 상대적으로 미국은 지난해 이후 2위로 내려앉았다.
edaily 조진형 기자가 지난달 14일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경기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국효과`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 컨테이너선 현대 하이니스호(선장 김성주)에 올랐다. [편집자 註]
현대 하이니스호는 부산 신선대를 출발, 카오슝(대만)-홍콩-싱가포르-포트겔랑(말레지아)-르하브르(프랑스)-로테르담(네덜란드)-함부르크(독일)-사우스햄튼(영국)-콜롬보(스리랑카)-싱가포르-홍콩-카오슝-하카다(일본)-광양항까지 아시아-유럽 항로 3만657㎞를 56일간 운항한다.
현대 하이니스호는 5551TEU급 컨테이너선. 5551TEU급이란 20피트(6m) 컨테이너를 5551개를 실을 수 있다는 뜻이다. 5551개의 컨테이너를 일렬로 길게 줄지어 놓으면 33.8km로 경인고속도로(24km)의 1.5배나 되는 길이다. 하이니스호를 수직으로 세워놓으면 길이가 63빌딩보다 29m가 높은 285m나 된다.
바다 위에서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움직인다고 상상하면 된다. 이런 거대한 수출 선박을 21명의 선원들이 움직인다. 선장의 지휘하에 항해사, 기관사 등 선원 21명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수출증가로 분주한 부산항 = 부산항 신선대터미널에 접안중인 현대 하이니스호 간판위로 컨테이너가 차곡차곡 쌓였다. 컨테이너 트럭이 선박 옆에 정차하자 갠트리(gantry)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실어나른다. 컨테이너 한개를 선박으로 옮기는 시간은 대략 2분정도.
선원들은 엔진점검 등 출항준비에 정신없고 화물트럭 기사들는 정해진 자리에 줄기차게 트럭을 정차시켰다. 또 크레인 기사는 트럭에 실린 컨테이너를 선박에 옮기는데 분주했다. 모두 각자 맡은 일에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출전선에서 뛰고 있는 우리 수출역군들의 비지땀이 보기 좋았다.
현대 하이니스호에 실린 수출품은 주로 냉장고, TV 등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및 타이어, 기계류 등이다.
정해진 물량을 다 선적한 현대하이니스호가 뱃고동을 울리며 서서히 움직였다.
김성주 선장이 "풀 어해드"(Full Ahead)라고 선원들에게 지시하자 현대 하이니스호는 어느덧 대만 카오슝항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환적 물량 늘어나는 카오슝항 = 부산항 신선대터미널을 출발한 현대 하이니스호가 대만 카오슝항에 도착하는데 걸린 시간은 이틀. 지난달 14일 출항, 시속 46km의 속도로 물살을 가른 현대 하이니스호는 16일 오전 10시10분에 대만 카오슝항 현대상선터미날에 접안했다. 현대 하이니스호는 9시간 정도 정박하며 대만 수출물량을 실었다. 대만 카오슝항이 목적지인 일부 컨테이너는 선박 밖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부산 신선대터미널과 마찬가지로 컨테이너 트럭이 정해진 위치에 정차하면 갠트리 크레인이 컨테이너를 배로 옮겼다. 대만 카오슝항에서 선적된 물량은 870TEU. 대만의 수출품과 환적물량이 현대 하이니스호에 실렸다.
김인용 현대상선 카오슝터미널 법인장은 "카오슝항은 대만 수출입물량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들어 수출입물량보다 환적물량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환적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대만 입항료 수입과 터미날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오는 2008년에 2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신규 터미널이 카오슝항에 완공될 예정"이라며 "신규 터미널이 개장되면 처리 속도는 물론 컨테이너 물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하이니스호는 당초 출항시간인 오후 7시보다 3시간이 지난 오후 10시에 다시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을 울렸다.
◇중국효과로 물동량 늘어난 홍콩항 = 카오슝항을 떠난지 18시간이 지난 17일 오후 4시경 현대하이니스호는 홍콩항에 도착했다.
카오슝항과 달리 홍콩항 앞바다에는 크고 작은 선박들이 분주히 운항하고 있었다.
홍콩을 떠나 마카오로 향하는 쾌속정이 현대하이니스호 바로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는가 하면 여객선 한 척이 하이니스호 앞을 손살같이 지나치기도 했다. 역시 세계 최대의 항(2003년 컨테이너 2000만TEU처리)이라고 불릴만큼 홍콩항은 복잡했다.
홍콩은 중국효과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었다. 올 상반기에 처리한 컨테이너 물량만 전년대비 11.7% 증가한 상태다. 지난 6월에 처리한 물량은 194만3000TEU로 전년동월대비 17% 증가하는 등 지난해에 이어 두자리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케네스 웡 홍콩인터네셔널터미널(HIT) 전무는 "현재 중국경기는 우려할 정도로 과열되지는 않았다고 판단되며 이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해 중국효과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하이니스호는 광양항에서 670TEU, 부산 2517TEU, 카오슝 870TEU의 컨테이너를 선적한데 이어 홍콩항에서 999TEU를 실고 다음 항인 싱가포르로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