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대우차 인수전략-핵심기술개발 기지화

문주용 기자I 2000.06.26 15:10:18
"We made every efforts(최선을 다했다)" 대우차 입찰에 참가하는 포드의 심경이다. 포드는 그동안 GM의 공격적 인수의지에 눌려 고전해온 게 사실. 그렇지만 충실하고 진지한 대우차 실사 등을 통해 전세를 만회하는데 안간힘을 쓴 결과, 다른 후보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포드의 구체적 전략을 알아본다. ◇대우차에 대한 육성전략 = 포드는 대우차 군산공장 이 최신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등 그 자체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대우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해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평가위원들에게 어필한다는 각오다. 대우 브랜드에 대해서는 "독특하고 강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우내에서 우려하는 대로 생산기지화할 의사는 전혀 없으며 "아시아지역의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밝히고 있다. 예상만큼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일본 마쓰다에 대한 대안으로 대우차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저가의 차량외에 다양한 형태의 월드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월드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에 따라 사양변화와 함께 판매전략도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대우차와 기존 포드의 생산설비 사이에 호환성이 없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포드 관계자는 "생산기지로서가 아니라 대우를 그대로 키우겠다는 입장인 만큼 호환성이 필요치 않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마쓰다, 링컨, 재규어 등 종전에 인수한 자동차 회사의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한 것을 예로 들며 대우에 대한 약속이 공약(空約)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포드를 지주회사로 해서, 마쓰다, 링컨, 재규어, 대우 등이 동등한 지위의 계열사로 자리하게 되는 그룹 구도를 구상하고 있다. ◇기술이전 및 고용승계 = 대우차가 나름대로 좋은 기술과 설비를 갖고 있지만 핵심기술은 부족하다고 포드는 판단하고 있다. 현재 포드는 핵심기술을 가진 "핵심기술센터(Center of Excellent Technology)"를 디트로이트(본부)와 일본, 유럽 등에 두고 있다. 대우차 인수에 성공하면 포드는 대우를 이같은 핵심기술센터로 격상시켜 기존의 핵심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핵심기술의 개발기지화한다는 계획이다. 포드는 또 자동차업체로서 가장 먼저 전자상거래를 실시한 만큼, e-커머스의 경험과 기술을 대우에도 전수할 방침이다. 또 포드가 보유한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사중 하나인 비스티온을 통해 협력업체에 대한 기술이전도 약속하고 있다. 고용승계와 관련해서도 포드는 한국내 최대한의 고용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현재의 인력을 그대로 고용승계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우 브랜드를 살린 아시아지역의 거점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할 수 도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는 추후 구체적인 실사를 통해 그 범위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경영진의 의지 및 경쟁사에 대한 평가 = 대우차 입찰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최고 책임자는 웨인 부커 부회장이다. 그는 포드의 CEO인 잭 낫서 사장에게 수시로 대우차 인수와 관련한 전략 방향을 보고하고 인수전략을 논의해왔다. 낫서 사장은 수차례 대우차 인수팀들에게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독려해왔다고 한다. 포드는 GM과 비교해 풍부한 자금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포드 관계자는 "포드는 수익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흑자가 많은 반면 GM은 볼륨을 중시했다"며 "때문에 포드에 대해서는 얼마나 건강한 회사인가를 주목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포드는 현대에 대해서는 일말의 두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인수팀사이에서는 "Don"t underestimate Hyundai(현대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말이 돌 정도로 현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는 과거 기아차 인수전에서 현대측에 패배한 것으로 염두해둔 것으로 보인다. 포드 관계자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은 어드바이저를 두고 있다"며 벼르고 있다. ◇인수 희망가격은 = 이번 입찰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는 부분이 바로 인수가격이다. 그만큼 인수가격과 관련해 참가업체들이 모두 비밀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드의 미라 쿠마 대변인은 "수익 타당성을 따져서 최고의 조건을 제시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대우차의 미래 성장성을 감안한 장기적 수익성까지 염두에 두고 가격을선을 작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상당히 높은 호가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이번 입찰에 써내는 가격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만 유효할 뿐 최종 인수협상에는 큰 구속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최근 GM측 관계자가 대우차 인수금액이 40억~5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힌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GM이 의도적으로 가격선을 띄운 것으로 파악하면서 정확한 발언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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