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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고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으로 확장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서남권에는 총 800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반도체 팹 4기와 협력사 생태계를 구축하고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중심의 후공정 거점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 발표가 주목받는 것은 대규모 반도체 투자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동탄 반도체 배후도시가 대표 사례다. 실제 올해 동탄구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11.38%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호남은 산업 기반이 약해 주택시장도 장기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 미분양은 985가구에 불과하지만 충남은 8213가구, 전남 2798가구, 전북 1694가구, 광주 1259가구에 달한다. 지방 주택시장 회복이 더딘 만큼 대규모 산업 투자가 침체된 시장을 바꿀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산업 투자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수요는 결국 구매력에서 나온다”며 “첨단산업이 들어오면 일자리와 소득이 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면서 주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이 많은 지역일수록 산업 투자가 시장 회복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군산의 경우 지난 2월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투자 계획 발표 이후 미분양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군산의 미분양주택은 2월 말 기준 681가구에서 3월 506가구, 4월 460가구로 두 달 만에 총 221가구(약 32.5%) 줄었다.
“집값 ‘정주 인구’가 결정…토허구역 지정 변수”
다만 이번 호남 투자와 동탄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동탄은 수도권 입지에 반도체 산업과 광역교통망이 결합하며 실수요가 빠르게 유입된 지역이다. 반면 호남은 이제 생산거점을 조성하는 출발 단계다. 투자 발표와 실제 공장 착공, 생산, 고용 확대까지는 상당한 시차가 불가피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장이 지어지는 동안에는 건설 인력이 지역에 머물며 소비하는 등 단기적인 경기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 공장이 가동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지역에 정착하는 인구가 늘고 주택시장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이 지역으로 유입되는 상황은 아닌 만큼 동탄과 같은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도 “공장 가동 시점이 돼야 주택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를 수 있는데 그것은 아직 까마득한 얘기”라고 했다.
장기적인 집값 향방은 결국 ‘정주 인구’가 결정한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어떤 공장이 들어오는지, 외부 인력 채용이 얼마나 이뤄지는지가 핵심”이라며 “서울에서 내려온 인력이 실제로 지역에 정주할지 임시 체류에 그칠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면 혁신도시처럼 정주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발표에는 구체적인 부지가 언급되지는 않았다. 정부는 기업들의 신규 팹 부지 수요에 대응해 인프라와 정주여건, 인력 등을 종합 고려해 투자 지역을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세부 입지와 착공 시점 등은 향후 구체화할 예정이다.
세부 입지가 공개되는 순간 투기수요가 유입되면서 토지시장이 먼저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교수는 “대규모 개발이 있으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은 토지”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대상지는 거래가 제한되지만 주변 비규제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입지가 발표되지 않은 만큼 규제지역 지정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는 구체적인 입지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입지에 따라 투기 우려가 있는 경우 지자체나 국토부가 토허구역 지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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