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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일 양국의 뉴스는 소득 보장이 아닌 ‘노동의 가치 회복’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국내 제조업 신규 채용은 역대 최저치다. 공장의 스마트화가 청년들의 ‘첫 일자리’를 삼켰다. 정부가 ‘청년 쉬었음’ 인구를 위해 내놓은 대규모 ‘청년 뉴딜 프로그램’도 회의적이다. 디지털·AI 단기 훈련 위주의 정책은 기술 진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청년들을 다시 고용 절벽으로 내모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반면 디지털 전환에 뒤처졌던 일본에서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는 중이다. 사무직의 AI 대체 불안에 대졸 청년들이 용접, 목공 등 현장 기술직으로 이직하는 ‘역(逆)유턴’이 본격화했다. 현장직 청년 중 대졸자가 40%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직업관의 대전환을 방증한다. 과거의 아날로그가 도태의 오명이었다면 초지능 시대의 아날로그는 인간성을 지켜낼 ‘회복과 치유의 안전 자산’이다. 땀 흘린 만큼 정직한 성과가 보이는 현장을 선택하고 자신을 ‘쿨한 전문가’로 정의하는 청년들의 문화는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모노즈쿠리)이 AI 시대의 대체 불가능한 보루로 부활했음을 보여준다.
이 흐름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노동을 빼앗고 소득만 제공하는 제도는 인간을 ‘수동적 소비자’로 전락시킨다. 일본 청년들이 ‘기술을 살릴 수 있다’와 ‘일의 성과가 눈에 보인다’는 점에 만족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인간은 무언가를 손수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며 고숙련을 형성할 때 비로소 깊은 자아를 실현한다. 현금을 지급하는 시혜적 복지보다 일할 권리와 숙련을 쌓을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더 건강한 복지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기술 고용 절벽의 실질적 대안이자 새로운 주역인 ‘네오 블루칼라’(Neo-Blue Collar)를 만난다. 이들은 스마트 팩토리의 디지털 도구를 자유자재로 제어하면서도 축적된 신체적 숙련과 아날로그적 온기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고도의 ‘하이브리드형 숙련 기술인’이다.
‘고정밀 제조 현장의 테크니션’, ‘미래형 자동차 정비 전문가’, ‘지속 가능한 스마트 크래프트맨십’은 정밀한 기계를 아날로그적 감각으로 달래며 인간의 신체와 공간을 돌보는 ‘체화한 인지’의 영역이다. 픽셀과 데이터의 세계를 지배하는 AI라 할지라도 차가운 물리 세계에서 호흡하는 이들의 숙련을 대체할 수는 없다.
네오 블루칼라가 이끄는 미래는 기술을 거부하는 러다이트 운동이 아니다. 첨단 기술을 날개로 삼되 중심에 인간의 삶과 아날로그적 온기를 품는 사회다. 기본소득이 주는 물질적 풍요의 신기루와 알맹이 없는 단기 첨단 교육의 착시에서 벗어나 일을 통한 자아실현과 숙련의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 기술의 최정점에서 만나는 아날로그적 삶의 회복 그리고 이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네오 블루칼라의 부활.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마주해야 할 가장 따뜻하고 확실한 ‘오래된 미래’이자 기술과 인간성이 결합하는 새로운 인간 중심 르네상스의 서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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