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적은 동지?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반대하는 저크버그

김현아 기자I 2024.12.15 13:42:17

일론 머스크 소송제기에 이어
메타, 주 정부에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금지 요청
“비영리 혜택으로 성장 후 편법 동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메타가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막아달라고 캘리포니아주 정부에 요청하며 예상치 못한 행보를 보였다. 메타는 오픈AI가 비영리 단체로서 혜택을 누리고 이를 영리 목적에 이용하려는 시도를 불법으로 간주하며, 이를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입장은 지난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제기한 소송과 같은 방향으로, 두 거대 기업이 뜻을 함께한 셈이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메타는 롭 보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선단체로서 비영리 혜택을 누린 뒤 이를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을 저지할 것을 요청했다. 메타는 “만약 오픈AI가 영리 법인으로 전환된다면, 다른 스타트업들도 유사한 편법을 사용할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메타는 오픈AI가 비과세 기부금 수십억 달러를 모은 후 영리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메타는 오픈AI의 창립과 운영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일론 머스크 CEO가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할 자격이 충분하다며, 그를 오픈AI 이사회에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픈AI의 브렛 테일러 이사회 의장은 이에 대해 “오픈AI는 구조 조정을 통해 비영리 부문을 계속 유지하면서 영리 부문이 사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메타의 움직임은 이례적이다. 메타는 그동안 앙숙 관계인 일론 머스크와 의견을 같이하며, 그를 오픈AI 이사회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CEO와 머스크 CEO는 지난해 격투기 시합을 벌일 정도로 갈등이 있었고, 메타는 머스크의 xAI가 인공일반지능(AGI) 경쟁에서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르며, 경쟁이 심화되었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 오픈AI 영리기업 전환 금지를 요청하며 “돈줄을 막아 사태 악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인류를 위한 AGI 개발 사명으로 초기 자금을 받았지만, 영리 추구로 사명을 저버렸다고 주장하며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AI는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회사 설립 초기에 머스크 CEO와 주고받았던 이메일과 메시지를 공개하며 반박했다. 공개된 이메일에서 머스크 CEO는 처음부터 영리 기업 설립을 주장했으며, CEO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자 오픈AI를 떠났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머스크의 소송에 대해 “시장을 통해 경쟁해야 한다”며,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오픈AI와 머스크 간의 법적 공방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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