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금융업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업계로 꼽히는 보험업계가 옷을 갈아입고 있다. 중후한 이미지를 벗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모델을 전면에 기용해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변신하는 중이다. MZ세대가 잠재적인 고객으로 본격 등장하면서 이들을 잡아야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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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재가입률도 늘었다. 퍼마일 자동차보험 월정산형 갱신 대상 고객 재가입률은 1~7월 90.3%에서 8~9월 91%로 0.7%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8월 재가입률은 91.3%로 역대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캐롯손보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고윤정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와 캐롯손보가 추구하는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캐롯손보는 ‘타는 만큼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보험 출시 때부터 합리적인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MZ세대를 공략한 모델을 기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여성 운전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다정한’ 이미지의 MZ 모델들을 신규로 발탁하거나, 여성 모델로 한 광고도 많아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운전면허 소지자는 약 1466만명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DB손해보험은 올 6월 배우 임윤아에 이어 아이돌 진영을 새 얼굴로 발탁했다. 이례적으로 1990년대생 모델들을 투톱으로 내세우면서도 DB손보의 브랜드아이덴티티인 ‘약속’과 잘 부합하는 반듯한 이미지의 모델들을 선택해, 기존 브랜드 이미지와 젊은 이미지를 함께 가져가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AXA손해보험(악사손보)는 올 3월 친근하고 에너지 넘치는 배우 정우와 곽선영을 모델로 발탁하고 다이렉트자동차보험의 신규 TV 광고 3편을 공개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 다정하고 세련된 이미지의 배우 유인나를 모델로 선정해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2010년 이전엔 연예인 모델을 내세운 광고가 드물었고, 이후 어느 정도 나이가 있고 중량감 있는 남자 모델 선호해왔다”며 “최근엔 일부 손해보험사들 중심으로 MZ세대 모델 전면 기용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