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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승용차는 환경 규제가 강화하고 환경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지면서 판매 대수가 점차 감소하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도 디젤 차종 생산을 점차 축소하는 추세다. 최근 레저용 차량(RV) 차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지만, 디젤 RV 모델은 그 수혜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RV 차량 중 디젤차 비중은 2019년 50.1%에서 지난해 41.2%로 감소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같은 기간 3.9%에서 8.1%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디젤차 몰락을 앞당길 것으로 전망한다. 요소수 이슈가 디젤차 운전자들의 불안감을 키웠고, 디젤차의 친환경적이지 못한 이미지를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디젤차의 질소산화물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요소수가 없으면 디젤차는 질소산화물을 대기에 그대로 내뿜게 된다.
디젤차의 빈 자리는 자연스럽게 친환경차가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실제로 하이브리드차가 디젤차를 제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하이브리드차는 올해 들어 강세를 이어간다. 지난달 판매량을 보면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동기보다 43.3% 증가한 1만 9182대를 기록, 디젤차 판매 대수에 근접했다. 전기차도 올해 1~10월 7만 9883대로 연내 10만대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수입차에서도 디젤차 비중이 줄어들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는 1~10월 3만 3162대로 전체(23만 3432대)의 14.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6만 3970대로 전체의 29.6%를 점유한 것과 대조를 보인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1~10월 누적 판매대수 6만 96대로 전체(23만 3432대) 25.7%를 점유했다. 하이브리드차가 전년 동기 11.1%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실적이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4395대로 51.7%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에 있어 보수적인 소비자에겐 안전한 선택지로 꼽힌다. 하이브리드차는 중고차로 팔 때 어느 정도 가격이 방어되는 것도 장점이다.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이 연장된 것도 호재다. 올해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은 일몰될 예정이었지만 업계 반발에 내년 말까지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을 지속하기로 했다.
완성차 업계도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현대차는 ‘더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기아는 ‘K8 하이브리드’와 신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내놨다. 토요타는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를, 혼다도 ‘CR-V 하이브리드’와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렉서스는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 ‘NEW ES 300h’를 선보이며 ‘F SPORT’ 모델을 추가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년 국내시장에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 전기차가 본격 출시되는 상황에서 전기차 점유율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경우 올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5와 EV6를 각각 선보였다. 제네시스도 전용 전기차 ‘GV60’를 출시했다. BMW는 연말에 ‘iX’ 출시를 예정한다. EQA를 출시한 벤츠는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대형 전기 세단 ‘더 뉴 EQS’(The new EQS)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번 요소수 이슈로 디젤차 수요가 더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젤차 빈 자리를 친환경차가 대체하는데, 친환경차 성능과 효율성이 향상됐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흐름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