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i카페] 당신에게 리니지·스타크래프트란?

김유성 기자I 2018.06.16 12:39:2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19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당신, 당시 당신의 추억의 아이템은 무엇이었습니까? 막 생겨나던 PC방, 두꺼운 브라운관 모니터 위로 떴던 ‘야후’ 웹사이트, 한메일, 다음 카페 등. 2002년 추억의 월드컵 스타들이 다시금 TV 화면에 나와 그들의 재기를 뽐내듯, 그때의 아이템들이 하나 둘 보이고 있습니다.

1990년대 청소년기, 대학생들 추억에 있어 꼽히는 아이템이 또 하나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입니다. PC·온라인 게임이 막 대중화되던 시기였고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PC방이 전국적으로 퍼질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많은 게임이 있지만 대표적인 게임으로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를 들 수 있습니다. 1998년 한국 사용자들에 첫 선을 보인 두 게임은 올해로 만 스무돌을 맞았습니다. 그때보다는 잊혀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추억의 게임’으로 자리매김 중입니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 화면
리니지 게임 얘기를 먼저 해 볼까요. 제 주변 재수생 몇몇은 공부 도중 리니지에 빠져 삼수까지 가는 경우를 봤습니다. 전도유망했던 축구 선수의 급작스러운 기량 저하가 리니지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소문마저 돌았습니다.(후에 인터뷰에서 해당 선수는 이를 부인했고요.) 그만큼 인기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엔씨소프트는 20년 가까이 ‘부자 게임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매출 2000억원 가까이가 1998년 나온 리니지1 버전이지요.

리니지는 ‘모바일 고민’이 컸던 엔씨소프트의 구원투수 같았습니다.

2015년 넥슨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주요 화두가 ‘모바일화’였습니다. 모바일 게임을 다수 출시하며 모바일화를 서두르고 있었던 넥슨 입장에서 엔씨소프트의 느릿한 모바일화는 답답했었을 것입니다.

그런 엔씨소프트가 지난해와 올해는 모바일 덕분에 웃고 있습니다. 넥슨과 넷마블도 세우지 못했던 전대미문의 매출 기록까지 냈지요. 다 ‘리니지’ 덕분입니다. ‘잘 키운 게임 IP(지적재산권) 하나 열 모바일 게임 안부럽다’가 떠오릅니다.

리니지보다 폭넓은 사용자 층을 확보한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입니다. PC방을 다녔던 웬만한 남학생들은 이런 스타크래프트를 한 두번 이상은 접해봤습니다. 지금도 학창 시절 친구들이 모이면 스타크래프트 대전을 벌이러 PC방에 가곤 합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고 다른 재미있는 게임이 나오다보니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가장 많이 사랑받는 PC 게임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많이 하는 PC게임’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도 올해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합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리그입니다. ‘KSL’이라고 합니다.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라고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개발사 블리자드가 직접 운영하는 리그로 게임전문 방송 인터넷 플랫폼 ‘트위치’에서 생중계 합니다.

특징점은 그 중심이 한국이라는 데 있습니다. 프랑스나 아프리카나 미국이나 온라인 예선은 자기 나라에서 가능합니다. 그런데 오프라인 16강전은 한국에 와야 합니다.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지요. 한국이 e스포츠, 특히 스타크래프트의 프로화와 관련해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골프가 대중화된 미국 등의 나라에서 세계 유수의 골프대회가 열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두 게임의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유수의 온라인·모바일 게임이 등장하고 큰 성공을 거뒀지만, 얼마 못 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게임은 변화 속도가 어느 때보다도 빠른 인터넷 업계에서 스무해 넘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출 효자이기도 하지요.

가장 아름다웠지만 고민 많았던 시절, 그때를 함께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때의 학생들이 성장해 우리 사회의 주역이 됐고, 다시금 추억으로 이들 게임을 찾는 것이고. 그 와중에 여러 많은 이야기가 있고. 그때 들었던 가요를 지금 찾는 것처럼 말이지요.

사회적으로도 이들 게임이 유행하던 시기는 역동적인 때였습니다. 1998년 IMF 구제금융을 거치고 경제 회복기에 고도 성장을 했지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면서 수많은 일자리도 생겼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정점을 찍었지요.

학창 시절 당신의 추억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각자 세대마다 다르겠지만, 숨가뿐 삶의 도중(道中) 뒤를 돌아보게 하는 ‘휴식점’이 될 수 있다는 공통점은 있을 것입니다. 이따 스타 한 판 때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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