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조선업 구조조정의 암운(暗雲)이 점차 드리우고 있다. 울산, 경남지역의 실업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조선소가 밀집한 울산지역 실업률은 4.0%로 전년동월보다 1.2%포인트가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0년 4.8%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거제도가 포함된 경남지역 실업률 역시 3.7%로 전년동월보다 1.6%포인트나 증가했다. 지난 1999년 8월 4.8%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조선업의 실업이 늘면서 우리나라 고용의 핵심축인 제조업의 고용창출 역시 악화됐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보다 7만4000명이나 줄면서 전월(-6만5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는 2012년 4월 8만명 감소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수출부진 등이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도 “수출이 지속적으로 반등하면 제조업 취업자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체 취업자수는 2652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보다 38만7000명이 늘었다. 두달만에 30만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고용상황이 나아졌다기보다는 기저효과와 추석 효과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여파로 취업자수가 25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올해는 작년에 타격이 컸던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10만3000명(4.6%), 도매 및 소매업에서 3만8000명(1.0%) 늘면서 취업자수를 끌어올렸다.
이외 건설이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건설업취업자수가 7만1000명(3.9%)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여름탓에 기온이 높고, 강수일수가 줄면서 포도·배·사과 등이 조기수확된 것도 농림어업 취업자수의 감소폭을 완화했다.
청년실업률은 또 치솟았다. 8월 청년실업률은 9.3%로 8월 기준으로 1999년(10.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미스매치로 청년들이 취업할 만한 일자리가 없는 상황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2117명을 뽑는 경찰공무원 채용에 6만6000여명이 몰린 것도 실업률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