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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비운의 황태자'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별세(종합)

함정선 기자I 2015.08.14 14:14:24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삼성가(家) ‘비운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향년 84세로 생을 마감했다.

CJ그룹은 이맹희 전 회장이 이날 오전 9시30분 중국 베이징 한 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CJ그룹은 이 전 회장의 장례절차를 두고 가족장으로 할지, 기업장으로 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시신의 국내 이송 등을 고려하면 구체적인 장례절차는 15일께 확정될 예정이다.

이 전 회장은 2012년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으나 이듬해 암이 ‘부신’으로 전이돼 일본과 중국 등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전 회장은 한때 장남으로서 그룹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동생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줘야 했다. 삼성전자 부사장 등 17개의 직함을 갖고 있을 정도로 강도 높은 후계자 교육을 받았던 황태자가 한순간에 승계 중심에서 물러나게 된 것.

삼성그룹 경영 승계에서 밀려난 이 회장은 한때 은둔의 생활을 하기도 했다. 아들인 이재현 회장이 제일제당을 물려받아 CJ로 이름을 바꿔 재계 순위 12위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이 전 회장은 삼성그룹을 물려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그의 회고록인 ‘묻어둔 이야기’에서도 “언젠가는 나에게 대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믿었다”는 내용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같은 아쉬움은 향후 삼성가 유산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이 2012년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해 온 선대회장의 상속재산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이후 CJ 측은 삼성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CJ그룹과 삼성그룹의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원심에서 동생에게 패한 후 항소까지 감행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하며 결국 자존심을 회복하지 못했다.

특히 아들인 이재현 회장은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횡령과 배임, 탈세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된 후 신부전증으로 투병생활을 이어가는 등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약력

-1931년 6월 20일생

-경남 의령군 정곡면 중교리(경주 이씨)

-서울 수송국민학교 입학-대구 수창국민학교 졸업

-경북중학교(6년제)

-동경농업대학 입학(1951)

-동경농업대학 대학원

-결혼(1956.12.1)

-미국 유학(1957.2), 미시건주립대 대학원 경제학박사(공업경영학

-귀국(1960), 한일은행 근무

-안국화재 이사(1964)

-미풍산업 상무(1967)

-삼성물산 부사장, 미풍산업 부사장, 성균관대학재단 상무(1968.2.)

-중앙일보 부사장, 삼성문화재단 이사(1968.4.)

-전자산업 착수(1968), 삼성전자 부사장(1968)

-제일제당 대표이사 부사장(1968.10~1970.5)

-17개 직함 3개로 축소(1973)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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