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씨(46)도 지난 4일 만기 상환된 `하나UBS투스타Ⅵ파생상품3호`(옛 `대한투스타Ⅵ파생상품3호`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소가입금액이 1000만원이라 큰 맘먹고 2000만원을 투자했는데 3년만에 손에 들어온 것은 100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만기가 된 일부 ELF(주가연계펀드) 상품중 원금이 절반가량이나 손실로 상환이 이뤄지면서 고객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원금이 절반가량 반토막난 ELF는 2005년 초에 설정돼 최근 2월말에서 3월초 사이에 만기 상환된 상품으로, 이들은 공통적으로 삼성SDI(006400)를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CJ투스타Ⅳ파생상품8`(181억5500만원 설정)과 `하나UBS투스타Ⅵ파생상품3호`(128억원 설정)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2Star파생상품투자신탁제24호`(93억원 설정)는 LG전자와 삼성SDI를 각각 기초자산으로 하고 있다.
이들 상품들은 기초자산이 되는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거나 일정 수준(40%)을 초과해 하락하지만 않으면 수익이 발생하고, 원금이 훼손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종목이라도 기준주가의 60% 아래로 내려서면 원금손실이 발생한다. 평가일에 85%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되지 못하면 둘 중 주가가 더 나쁜 종목을 기준으로 수익률이 지급되는 구조다.
이들 ELF들이 설정된 2005년 2월25일부터 3월4일께 삼성SDI의 주가는 12만원 초반대였으나 이달 6일 종가로 삼성SDI는 7만원을 기록했다.
2005년 2월25일 설정되고 지난 2월27일 만기가 된 `CJ투스타Ⅳ파생상품8`의 예를 들어 살펴보면 설정당시 삼성전자의 기준주가가 52만2000원, 삼성SDI는 12만2833원이었다.
삼성전자는 발행시점과 현재의 주가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삼성SDI는 2006년 6월7일 장중 7만3100원을 터치하면서 원금손실 조건이 발효됐다. 두 종목 중 어느 하나라도 장중포함해 40% 이상 하락한 적이 있는 경우(기준주가 적용해 7만3700원 이하)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원금손실 조건이 발효되면서 삼성SDI의 만기 주가 수준에 따라 만기상환금액이 결정되는데 지난 2월27일 6만6700원으로 주가가 회복되지 못한 채 결국 만기일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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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투자증권 상품개발팀 관계자는 "이런 구조의 ELF의 경우 기초자산을 무엇으로 하느냐가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저평가된 종목으로 구성해야 수익 발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삼성SDI가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종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설정 당시 주가가 고점이 되어버린 셈"이라고 손실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나UBS운용의 ELF의 판매증권사 관계자는 "이 상품의 투자자들이 훼손된 원금을 회복시킬 수 있는 다른 상품이라도 추천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앞으로는 이와 비슷한 구조의 ELF는 판매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낫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근에 출시되는 ELS(주가연계증권)나 ELF는 이들 상품과 다르게 일정기간마다 평가해 조기상환이 가능한 스텝다운(Step Down)형으로 출시되고 있어 앞서 제시한 상품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하다.
예를들어 `미래에셋ELS 제225회`의 경우 6개월 시점에 두 종목 모두 기준가격의 85% 수준이면 조기상환되고, 이 조건에 미치지 못할 경우 12개월 시점에 80%, 75%(18개월), 70%((24개월)이상인 경우 각 8.5%, 17%, 25.5%, 34%의 수익으로 상환되는 방식이다.
또,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F 등을 통해 리스크를 더 낮추기도 한다.
김석구 하나UBS자산운용 마케팅상무는 "ELF 상품을 앞으로도 출시하겠지만 종목 선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코스피와 연동되는 ELF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상품을 내놓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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