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광수 칼럼니스트] 평소에 잇몸병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치과에 다니기는 무서워서 싫고 약국에서 사다 먹는 약으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어떤 약이 좋은지 질문을 하십니다.
요즘 방송을 보면 마치 약으로 잇몸병과 치주염이 완전히 해결될 것처럼 여러 가지 약품들이 광고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중에서 판매되는 잇몸약들은 광고의 유혹적인 문구와는 달리 잇몸병 환자들에게 오히려 나쁜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잇몸병 약 광고의 대부분은 약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듯이 선전되고 있어 광고를 믿고 약을 사먹고는 일시적으로 증상만 완화시킨 상태에서 방심하고 있다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서 치아를 살릴 수 없고 발치를 해야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효과도 불확실한 약품을 장기간 복용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경제적인 면에서도 치과에서 보험 되는 잇몸치료를 받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됩니다.
잇몸질환의 특성상 먹는 약만으로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치조골과 잇몸에 생긴 만성염증을 제거하기는 어렵고, 이미 손상된 뼈나 잇몸을 재생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잇몸질환의 원인은 세균인데, 이 세균이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의 일부와 반응해 플라그와 치석을 형성하고 그 위에서 번식하면서 치아주위 조직을 활발하게 파괴함으로써 잇몸질환이 점점 진행되는 것입니다.
잇몸약은 일시적으로 세균의 활동성을 떨어뜨릴 수는 있지만 세균의 번식처가 되는 치석이 존재하고 잇몸병이 이미 진행되어 치주낭이 형성되어 세균들이 번식하기 좋은 음습한 환경이 있는 한 그것은 일시적인 효과일 뿐입니다.
하지만 스케일링에 의해서 물리적으로 치석을 제거하고 잇몸치료나 수술에 의해서 치주낭과 같이 세균들이 번식하기 좋은 음습한 환경을 제거하게 되면 약을 먹지 않아도 잇몸질환을 일으키는 세균의 번식은 자연스럽게 줄어 들게 되어 있습니다.
잇몸질환의 원인이 되는 치석을 그대로 두고 약만 복용하는 것은 전혀 치료의 방법이 아니며 속에서는 곪아 터지는데 겉모습만 예쁘게 포장하려는 것과 같습니다.
잇몸질환에 의해서 파괴된 잇몸 뼈를 재생시키는 것이 치과계의 영원한 숙제이자 목표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특수막이나 인공뼈를 파괴된 잇몸 속에 넣어서 치조골을 재생시키는 방법이 시도되고 연구되고 있으나 모든 경우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런 특수막이나 인공뼈는 고가이며, 뼈가 파괴된 양상에 따라 종류나 크기 및 사용량 등을 달리하며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만 합니다.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방심하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 순식간에 잇몸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온전한 잇몸을 가지고 있을 때 적절한 양치질 습관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에 의한 치석제거로 망가지기 전에 잘 관리하고 보존하는 것이 나중에 잇몸질환이 진행되어서 고생하는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최광수 원장(위드미 치과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