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아마존·MS 등 자체 AI 칩 경쟁
HBM 수요처 확대…탑재 물량도 증가
삼성·SK 첫 '영업익 200조' 시대 예상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호황에 올라타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맞춤형 반도체 개발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며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경쟁력을 입증하며 ‘양강 체제’를 굳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 구글 인공지능(AI) 추론 칩 TPU 7세대 ‘아이언우드’. (사진=구글 클라우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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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폭증하는 AI 수요 대응을 위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내년부터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대부분 엔비디아의 GPU에 의존하고 있는데, 주문형 반도체(ASIC) 확산으로 엔비디아와 ASIC 칩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자체 AI 칩 텐서처리장치(TPU)가 대표적인 예다. 구글은 TPU를 자사 클라우드를 통해서만 활용하도록 했는데, 7세대 제품인 ‘아이언우드’부터는 광범위하게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구글의 TPU를 공동 설계하는 브로드컴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4분기(8~10월) 실적을 기록했다. 브로드컴은 실적 발표에서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에 100억달러 규모의 구글 TPU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글뿐 아니라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최근 최신 AI 칩 ‘트레이니엄3’를 내놓으며 자체 AI 칩 성능을 강화하고 나섰다. MS도 내년 차세대 ‘마이아200’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해온 AI 칩 시장이 재편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 |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 부스에서 HBM3E와 HBM4의 실물을 공개했다.(사진=김소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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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AI 칩 전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을 한층 더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의 GPU 수요도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ASIC 시장 확대로 HBM 수요처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MS의 AI 칩 신제품에 들어가는 HBM 용량은 기존 36기가바이트(GB)에서 288GB로 크게 증가하게 된다. AWS의 최신 AI 칩에 들어가는 HBM3E 용량도 이전 세대보다 50% 늘었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ASIC 업체로의 고객사 다변화로 내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16조448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중 DS부문 영업이익은 94조6250억원으로 예상됐다.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99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양사의 영업이익 합이 200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