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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얼어붙은 지방 부동산…이랜드그룹, 자산매각도 지지부진

지영의 기자I 2025.04.11 13:22:03

자산매각TF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유동화에 총력
대부분 자산 지방에 위치…원매자 찾기 쉽지 않아
우량자산과 비우량자산 동반 매각도 검토
켄싱턴호텔-리조트까지 폭 넓게 매각 고려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이랜드그룹이 대규모 자산 매각에 나섰으나 미온적인 시장 반응에 답보 상태에 빠졌다. 자산매각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유동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대부분의 자산이 지방 비우량자산에 속해 좀처럼 손 드는 매입자가 없는 분위기다. 자산 매각에 속도가 붙지 않자 이랜드그룹 측은 비우량자산을 우량자산과 묶어서 매각하는 방향도 검토하는 분위기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 그룹은 최근 내부에 마련한 자산매각TF를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했다. 전 계열사 차원에서 자산유동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자산 매각 범주도 기존 대비 확대한 모양새다. 기존에는 전주 코아호텔 및 한국 콘도 등 미운영 중인 비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매각 논의를 진행했으나, 비교적 시장 매력도가 높은 우량 자산에 대해서도 동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도 소재 비우량 자산들과 인근의 켄싱턴 리조트 설악밸리를 묶거나, 부산 수영구 소재 켄트 호텔과 인근의 미운영 콘도 등을 묶는 식이다.

현재 이랜드 그룹이 보유한 실물 자산 중 미운영 자산은 △베어스타운 포천 △전주코아호텔 △한국콘도 경주·도고·수안보·설악 △글로리콘도 도고·해운대 △포항인터밀라노 등이다. 미운영자산 외에도 개발이 진행 중인 자산인 속초비치와 이랜드테마파크 제주, 인흥리 및 함덕 부지 등에 대해서도 함께 매입할 주체가 있는지 묻고 있다.

우량자산 동반 매각까지 고려하는 배경은 재무구조 안정화가 전사적인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우량 자산을 일부 매각해서라도 사업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고 구조조정 및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려는 모양새다. 이랜드그룹의 사업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5조원 수준으로,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총차입금이 8.7배에 달해 과중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23년 이후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재무 안정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이랜드그룹이 자산 매각 속도를 내기 위해 권역 매각까지 제안했음에도 시장에서는 선뜻 눈높이를 맞출 원매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이랜드그룹이 매각 중인 자산들이 지방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노후화가 심해 매입 후에도 개선 자금이 상당히 소요될 수밖에 없어 매력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는 지방 소재 자산이 많아 서울 경기 대비 후순위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롯데그룹 쪽도 여러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인데, 롯데 쪽이 더 입지가 좋은 곳이 많아 시장 선호와 우선순위가 그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비활성 자산의 경우 권역을 묶어서 (매각을) 검토하고 있지만, 운영 중인 켄싱턴 호텔이나 리조트 등은 대상이 아니다”라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 최적화를 위해 비활성자산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고 운영 전환이 될지, 매각이 될지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중인 자산의 경우 끝까지 직접 개발하거나, 외부투자를 유치해 공동 개발하는 방식 등 여러 방면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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