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들 “보호무역주의 이기려면 수출 개념 새롭게 해야”

김현아 기자I 2016.09.10 14:43:10

애플이나 나이키처럼 수출 상당 부분은 외국에서
외국 주식보다는 외국생산기술에 투자해야
서비스 시장 개방 대비, 대출제한 해결 등 4차 산업혁명 규제개선도 필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에 따른 고립주의 대두와 미국 대선주자들 주장에서 나타난 보호무역주의로의 회귀 속에서, 한국경제가 당면한 과제와 관련해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전임 원장들과 함께 토론했다.

지난 9일 저녁 서울에서 KIEP는 김적교 초대 원장 등 전임 원장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세계경제의 환경변화 속에서 한국경제가 당면한 과제를 짚어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KIEP의 역할과 대응방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일형 8대 원장, 채욱 7대 원장, 이경태 4대?6대 원장, 안충영 5대 원장, 현정택 9대 원장, 김적교 초대 원장, 유장희 2대 원장, 김준동 부원장이다.
최근 국내외 경제 환경변화는 ▲세계경제 뉴노멀(New Normal) 시대의 도래와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고조 ▲세계경제의 고립주의 및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 ▲한국경제의 위상 및 패러다임의 변화 등이다.

KIEP 전·현직 원장들은 특히 내년에는 소득불평등과 4차 산업혁명이 경제의 두 가지 커다란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봤다.

◇무역자유화 화두로…일자리나 국민소득 영향 설명해야

우선 내년 우리나라 대선에서는 무역자유화가 이슈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에서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했을 때 왜 우리나라가 무역자유화를 계속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그간 추진한 무역자유화가 일자리나 소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체감할 수 있는 연구가 수행돼야 할 것으로 보았다.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무역상 기술장벽(TBT) 및 위생검역조치(SPS) 등의 비관세장벽이 문제이나 이를 연구하기 위한 관련 데이터가 없다는 점이 장애요인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책상에서 하는 연구보다는 ‘발로 뛰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됐다.

이어 금년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의회 연설 시 명분을 실어 줄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일치된 노력(concerted effort)이 이뤄져야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금번 항저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더 이상의 보호주의 조치를 취하지 말자는 합의는 업적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국제사회에서 무역대국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우리의 차기 정부는 미국에서뿐 아니라 제3세계에서도 여론을 모으는 노력을 해야 하고, KIEP가 이에 대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호무역 불가피하다면, 외국생산기술 투자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호무역주의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됐고, 이제는 수출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앞으로는 애플이나 나이키처럼 수출의 상당 부분을 외국에서 수행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외국 주식에 투자하기보다는 외국의 생산기술을 사는 데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향후 10~15년 내에 국내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순저축(net saving)을 해외에 투자해 그로부터의 소득으로 경제를 꾸려나가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서비스시장 개방과 대출제한 애로 해결도 화두로

한국경제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주제로서 ① 내수시장에 치중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 관련 연구, ② ASEAN과 인도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한 집중적 연구, ③ 대북제재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체계적 연구, ④ 서비스시장 개방과 관련하여 설득력 있는 사례 연구, ⑤ 대출관련 제한 및 애로 등 제4차 산업혁명 달성 관련 장애요인에 대한 연구 등이 제시됐다.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경태 4대?6대 원장, 안충영 5대 원장, 현정택 9대 원장, 김적교 초대 원장, 유장희 2대 원장, 이일형 8대 원장, 김준동 부원장, 채욱 7대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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