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환율 악재로 대표 수출주인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등 자동차 업종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같은 수출주인 타이어 주들은 승승장구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천연고무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해외에서의 교체용 타이어(RE) 시장이 회복되면서 성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타이어(161390)의 지난 10일 종가는 6만 3300원으로 올해들어 5.67% 올랐다. 금호타이어(073240)와 넥센타이어(002350)도 각각 7.69%, 9.02% 상승했다. 타이어 3사 모두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코스피 올해 수익률 마이너스 3.6%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전방산업이랄 수 있는 자동차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자동차주들은 엔화 약세 직격탄을 맞아 현대차(005380)와 기아차가 각각 6.55%, 8.02% 떨어졌고, 현대모비스(012330)도 6.81% 떨어졌다.
타이어주 강세는 우선 천연고무 가격이 떨어져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증권가에선 고무 원가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태국 바트화나 인도 루피화 등 천연고무 생산지의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고무가격 하락에 환율 효과가 가세한 가운데 원화 강세로 같은 값에 더 많은 고무를 수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출주인 자동차주들에게 다가온 환율 악재는 원료 수입이 많은 타이어 업종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교체 타이어 수요 확대 기대와 새로운 공급처 확보 등 업체별 재료도 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이다.
타이어 업종 중 최선호 주는 한국타이어로 꼽힌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예상치도 14.7%로 전 세계 타이어 업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원재로 가격 안정화 효과와 함께 헝가리와 중국, 인도네시아 공장 증설 효과 덕분으로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넥센타이어도 창녕공장 수익성이 좋아지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타이어, 초고성능타이어(UHPT) 등 고사양 타이어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국 지역 판매 비중이 높아 미국 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 회복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금호타이어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진행 중이라 변수가 많지만, 이달 말에 확정되는 일본 요코하마 타이어와의 전략적 제휴 내용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타이어의 공장 가동률은 80%를 밑돌지만, 제휴가 성사되면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타이어 업종은 원재료인 고무 가격이 내린 가운데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에선 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늘고 신차용 타이어 납품량도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며“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최근 프리미엄급 SUV용 타이어로는 처음으로 BMW X5를 수주, 유럽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며 “넥센타이어도 폭스바겐 ‘폴로’를 수주하고 10여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수주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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