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역사 관동의대, 부속병원 건립 약속 불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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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는 1994년 의대 설립 인가를 받았다. 당시 인가 조건은 2년 내에 부속병원 착공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교측은 지금까지 약속을 지켜지 않고 있다.
관동의대는 지금까지 편법으로 학생들을 협력병원 관계인 일산의 명지병원에서 교육해 왔다. 하지만 관동의대와 명지병원의 협력관계가 올해 1월 종료되면서 학생들이 실습받을 병원이 사라져 버렸다. 학교측은 부랴부랴 인천의 한 병원 인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현재는 학생들을 광명성애병원으로 보내 임시로 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
더군다나 관동의대는 부속병원 설립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탓에 매년 정원의 10%를 깎이는 행정제재를 받고 있다. 49명이던 정원이 2012년 신입생 모집에서는 44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39명, 내년엔 34명으로 줄어든다.
이처럼 학생들의 학습권뿐 아니라 학교존립까지 불투명한 상황이 되자 학부모들이 들고 나선 것이다.
이동근 관동의대 학부모협의회장은 “학교측에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내년 등록거부 및 수업거부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태해결 능력이 없다면 의대를 매각하는 등 아예 손을 떼라”고 주장했다.
재단인 명지학원은 유영구 전임 이사장의 수천억원 회령사건 등의 여파로 여력이 없어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남의대는 폐과조치..YS정부 시절 의대 인가 남발의 후유증
관동의대뿐 아니라 서남의대도 비슷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 5월 감사를 통해 교비횡령, 의대 교육 부실 등이 드러난 서남의대에 대해서도 학과 폐지를 결정하고, 졸업생 134명의 학위까지 취소했다. 서남의대는 부속병원이 있었지만 사실상 진료기능이 없는 유령병원이었다.
이번 사태는 김영삼 정부 시절 의대 설립 인가를 남발한 후유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직후 지역균형 발전의 명목으로 부속병원 설립 등 실질적인 의학교육을 담보하지 않은 채 강원의대, 대구가톨릭의대와 건양의대, 관동의대, 서남의대 설립을 인가했다. 1997년에는 가천의대, 강원의대, 성균관의대, 을지의대, 포천중문의대, 제주의대가 인가를 받아 지금과 같은 41개 의대 체제가 완성됐다.
교과부는 올해 11월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을 통해 부속병원을 갖추지 못한 의대가 실습교육 의무를 1차 위반 할 경우 해당학과에 대해 100% 모집정지하고, 2차 위반시에는 아예 학과를 폐쇄하도록 규정을 개정했다. 관동의대와 서남의대 사태에 적극 대응하기로 한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평가기준도 있어야 하고. 처분 기준도 필요하기 때문에 제도 시행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학모들의 고통을 아는만큼 최대한 빨리 사태해결을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