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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면 사라지는 태양광, 저녁 피크땐 전력절벽…"LNG·ESS 등 병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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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6.08.26 05: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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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꽉 막힌 전력대동맥下]②
8월 7일 최대전력 95.3GW
오후 1시 재생E 발전량 28.2GW→오후 7시 3.4GW…6시간 만에 88% 급감
재생에너지 100GW 시대, 발전량보다 ‘변동성’ 관리가 핵심
LNG·ESS·양수발전·수요관리 등 유연성 자원 확보 시급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전국 전력수요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일 오후 7시, 태양광·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출력은 3.4GW에 그쳤다. 불과 6시간 전인 오후 1시께 28GW를 웃돌았던 재생에너지 출력이 해가 지면서 8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탓이다. 전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순간과 재생에너지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시간이 어긋난 셈이다.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현재의 약 2.5배인 100GW로 확대할 계획인 만큼 앞으로 전력계통의 과제도 달라질 전망이다. 필요한 발전설비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날씨와 시간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재생에너지 출력을 전력수요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 영향이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양수발전 등 이른바 ‘유연성 자원’을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에 맞춰 함께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발전 많은 시간, 수요 집중되는 시간과 달라

전력거래소와 한국전력공사의 계통운영 자료를 토대로 지난 7일 발전원별 전력수급을 분석한 결과, 재생에너지 발전 출력은 시간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5분 단위 발전원별 데이터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날 태양광·풍력·수력·기타 재생에너지의 하루 발전량은 약 250GWh로 전체 발전량의 약 12%를 차지했다.

하지만 발전이 집중된 시간은 전력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과 달랐다. 낮 12시55분 재생에너지 출력은 약 28.2GW까지 올라 당시 전체 발전 출력의 약 2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태양광이 26.6GW에 달했다.

반면 전국 전력수요가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한 오후 7시에는 재생에너지 출력이 약 3.4GW로 떨어졌다. 태양광은 1.4GW까지 줄었다. 한낮에는 태양광이 전력공급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지만 해가 지면서 발전량이 빠르게 감소했고, 정작 전력수요가 정점에 이른 시간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태양광은 햇빛이 있는 낮 시간에 발전량이 집중되고 풍력 역시 바람의 세기에 따라 출력이 달라진다. 반면 반도체 팹이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처럼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시설은 24시간 비교적 일정한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 같은 ‘시간의 불일치’의 대안으로 대규모 ESS와 유연성 설비 확보가 떠오른다.

특히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큰 폭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획에 따라 재생에너지 100GW 시대가 되면 유연성 대처는 더더욱 중요해진다. 2040년까지는 220GW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난 7월 기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39.4GW를인 점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약 2.5배, 2040년까지는 5배 이상으로 이를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그래픽=김정훈 기자)
재생에너지만으론 부족…당분간 LNG 역할 중요

설비를 늘리는 것만으로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모두 충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가운데 태양광 80GW, 풍력 20GW를 가정할 경우 연간 발전량은 약 150TWh로 추산된다. 태양광 이용률은 15%, 풍력은 28%를 적용한 결과다.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해도 발전량은 메가프로젝트 추가수요인 약 260 TWh을 밑돈다. 탄소중립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지만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서는 다른 발전원과 유연성 자원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시간대에 신속하게 출력을 높일 수 있는 LNG 발전의 역할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NG 발전은 발전량을 비교적 빠르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태양광·풍력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다. LNG 발전의 탄소배출량은 석탄 발전의 절반 수준이다. 탈탄소로 가는 과도기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량이 급격하게 줄거나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출력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일정 기간 동안은 현재 보유한 자원 가운데 가장 유연한 자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가스터빈을 갖춘 LNG 발전이 가장 유연한 자원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LNG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의 전력을 저장했다가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꺼내 쓰는 ESS와 양수발전이 함께 필요하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배터리도 당연히 역할을 해야 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화재 위험성이 있으며 부지도 필요하다”며 “배터리와 양수발전을 적절하게 조합해 두 자원을 대폭 확대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유연성 확보 문제가 굉장히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수발전은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필요할 때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발전소 건설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유 교수는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10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지금부터 2030~2040년을 대비해야 한다”며 “가스발전의 역할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가스발전만으로는 부족하고 양수발전과 배터리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너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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