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ESG 가치를 짓다]
‘ESG열등생’ 건설업계, ESG 경영 속속 도입해
해외사업 등 ESG평가 낮으면 투자유치 어려워
‘착한 소비’ 흐름에 맞춰 브랜드 인식 제고 나서
“건설업도 변화해야 한다” 목소리 점차 높아져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기업 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기업에 요구하는 사회적 책임이 아닌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주요 요소로 떠오른 것이다. ‘ESG 열등생’으로 꼽히는 건설업계가 환경 파괴나 중대재해 등 ESG 관련 리스크가 다른 업종보다 많은 만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건물을 잘 짓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물 부지 선정부터 유지보수, 해체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지속가능한 건설’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로 변화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신공법을 개발하고 사내에 ESG 위원회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는 이유다. 기초로 간주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개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해외 현장이 많은 대형 건설사 위주로 ESG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해외 사업 시 ESG 평가가 낮으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반면 ESG 평가가 나쁘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해 7월 한 유럽 국가 중앙은행은 국내 모 건설사의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문제 삼아 해당 건설사를 투자기업 대상에서 배제했다. 정부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를 장려하고 있다. 2025년까지 자산 2조원 이상 유가증권 상장사에 대해 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2030년부턴 모든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 적용한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건설사들도 매년 보고서를 내놓는 기업이 늘고 있다. 도급순위 평가 10대 건설사 대부분은 상장사든 비상장사든 상관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공개 중이다.
건설업계의 사회공헌 등 ESG 활동은 “건설업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며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인 정비사업·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점차 커지며 건설사 역시 전 사회에 확산하고 있는 ‘착한 소비’ 흐름에 발맞춰 브랜드 인식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문제가 된 공사현장 인명사고와 올 초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건설사의 위험관리 인식도 바뀌고 있다. 협력사에 대한 관리와 지원이 대폭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