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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이후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의 감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펜스 ‘음성’ 펠로시 ‘대기중’ 폼페이오 ‘음성’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헌법상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없을 때 승계 순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겸 상원 의장,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척 그래슬리 상원 임시의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의 순이다.
승계 1순위인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판정 이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결국 음성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데빈 오말리 부통령실 대변인을 인용해 “건강이 좋은 상태”라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이기도 하다.
펠로시 의장은 현재 코로나19 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MSNBC와 인터뷰에서 “결과가 곧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만 80세의 고령으로 감염에 최약한 연령이다. 펠로시 의장은 최근 코로나19 5차 부양책 협상차 므누신 장관 등 트럼프 정부들을 잇따라 만났다.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에 대한 보호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너선 라이너 미국 조지워싱턴대 의대 교수는 CNN에 “대통령과 부통령이 모두 아플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연속성을 위해 하원 의장을 지금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승계 3순위인 척 그래슬리 상원 임시의장의 감염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는 다만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빠르게 회복하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15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하지 않았다.
므누신 장관 역시 음성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재무부는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부양책 논의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이어 의회를 방문해 펠로시 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만났다. 80세의 펠로시 의장과 함께 매코널 원내대표 역시 78세의 고령이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알렉스 에이자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승계 순위는 12위로 높지 않지만 팬데믹 대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역대급 설전’ 바이든 곧 검사…감염 여부 촉각
누구보다 관심이 모아지는 건 트럼프 대통령의 맞상대인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전 중으로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대선 첫 TV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간 거리는 5m 정도였다. 두 후보는 악수 등 신체 접촉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요건은 지켰지만,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설전을 벌였다. 이 때문에 바이든 후보도 안전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그는 만으로 77세, 한국 나이로 79세의 고령이다.
미국 에모리대 의대 교수인 산제이 굽타 CNN 의료전문기자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더라도 실내이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연기’ 같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두 후보가 무대 뒤에서 이야기를 나눴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만에 하나 바이든 후보마저 코로나19에 노출됐다면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두 후보가 모두 유세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내인) 질 바이든과 나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빠르게 회복하기를 기원한다”며 “대통령과 그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썼다.
점잖은 이미지의 바이든 후보는 토론 당시 계속 말을 끊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입 좀 다물라”며 거친 언사를 내뱉었고, 이번 토론은 사상 최악의 ‘역대급 난장판’ 혹평을 받았다. 다만 현직 대통령인 그가 양성 판정을 받은 중대 상황임을 감안해 이같은 위로를 전한 것으로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