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인천국제공항의 면세점 3기 사업자 입찰 결과, 호텔신라(008770)의 영업면적은 기존에 비해 절반 정도 줄었지만 실적이 안 났던 공간을 정리한 만큼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 높다. 아울러 이번에 처음으로 인천공항에 입점하게 된 이마트(신세계조선호텔)에 대해서도 향후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전일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로 일반경쟁 부분에서 롯데와 신라, 신세계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패션/잡화부문 등 총 3개 구역에 대한 운영권을 차지했다.
영업면적은 기존에 비해 축소됐지만 매출 비중이 25%에 불과했던 탑승동 부분을 때어냈고, 수익이 거의 나지 않던 루이비통 매장을 롯데로 넘겨 수익성은 되레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영업면적은 줄었지만 고수익인 주류/담배 매장을 추가로 운영하게 되면서 이익을 보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내 실질적인 점유율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입지는 오히려 나아졌다는 분석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담배/주류 구역을 획득한데 이어 소수 브랜드에 의존했던 5구역을 6구역으로 교체하면서 다수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을 확보했다”며 “호텔신라의 전반적인 입지는 개선됐다”고 말했다.
호텔신라가 이번 입찰에서 실질적으로 승리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실리적인 측면에서 성공적이며 중장기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기존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과 합치하는 우호적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임차료 부분에서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직 임차료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인천국제공항 임차료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수익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박 연구원은 “임대료가 15%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매출 증가율 10% 수준이 영업이익 증가의 임계치”라고 분석했다.
박세진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인천공항 임차료는 62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올해에는 구역 세분화에 따른 경쟁 심화로 10~20% 정도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호텔신라의 경우 운영면적 축소와 수익성 확대로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처음으로 인천공항 입성에 성공한 신세계조선호텔에 대해서도 호평이 쏟아졌다. 신세계는 패션 잡화를 다루는 7구역 사업권을 따냈다.
2012년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지 2년여 만에 인천공항에 입성, 사업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마트(139480)가 지분 98.8%를 보유하고 있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높은 임대료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부담이겠지만 이번 낙찰이 하반기 시내면세점 특허권 심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마트의 오프라인 채널 성장이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성장성을 보유한 면세채널이 강화되는 점은 분명한 플러스알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