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정부로부터 30일 이상의 영업정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주가는 오르고 KT의 주가는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KT(030200)가 또다시 통신주 주가 상승 대열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1일 SK텔레콤(017670)의 주가는 전일 대비 0.48%(1000원) 오른 20만9500원에, LG유플러스(032640)는 전일 대비 2.45%(250원) 오른 1만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KT만 전일 대비 0.51%(150원) 하락한 2만9350원을 기록했다. 특히 KT는 20일과 21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보조금 대란으로 정부의 강한 규제가 예상됨에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영업정지가 통신사 수익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분석 덕분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보급률 100%를 웃도는 성숙 시장으로, 영업정지는 매출이 줄어드는 것보다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정부의 영업정지 우려에 하락했다가 최근 3~4 거래일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KT는 이들과 달리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CEO 리스크가 불거지고, 신임 CEO가 취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KT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T는 계열사 직원의 사기 대출 사건 등으로 신인도도 하락했고,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재무구조조차 불안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지난해 경쟁사에 비해 부진했던 실적도 유선전화와 부동산기타 수익 등 감소로 올해 역시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이엠투자증권은 KT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0.51% 소폭 증가에 그친 23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선전화는 가입자 감소와 가입자당매출(ARPU) 감소로 영업수익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광대역 LTE를 내세워 후발주자의 부진을 만회하려다 보니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 사용도 예상되고 있다.
이종원 아이엠 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고 당분간 번호이동시장에서 열세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대비 투자 선호도가 낮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인 배당주였지만 배당 매력이 떨어진 것도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KT는 지난해 배당금 축소를 발표하며 2000원의 배당을 약속했지만 한 달여 만에 이조차도 800원으로 더 줄였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확정 주당배당금 지급을 주주 정책으로 삼고 있는 SK텔레콤과 가입자와 ARPU 증가가 꾸준한 LG유플러스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