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성 결혼 합법화` 지지라는 폭탄선언을 한 후 워싱턴 정가에는 때아닌 사과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의 사실상의 대선 경쟁 상대인 미트 롬니 후보는 때아닌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오바마의 발언 직후 롬니 후보가 고교 시절 게이로 추정되는 급우 등을 괴롭혔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고교 3학년이던 1965년 게이로 추정되는 존 로버라는 하급생을 몹시 괴롭혔다. 롬니는 로버의 머리카락을 자르기도 했으며 게이로 추정되는 또다른 학생의 발언권도 사사건건 막았다. 이러한 제보는 롬니 동창생들의 증언으로 확인됐다.
파문이 확산되자 롬니는 즉각 사과에 나섰다. 그는 "모든 사건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여러 소동이나 장난에 참여했는데 어떤 것은 정도가 심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러닝메이트인 조 바이든 부통령도 사과 행렬에 동참했다. 사과 대상은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동성 결혼 이슈로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대통령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일 NBC 방송에 출연해 "동성 결혼을 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해 이 문제를 공론화시킨 바 있다.
이후 이 문제에 그간 모호한 태도를 보여온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지지의사를 밝히지 일각에서는 바이든의 압박에 오바마가 지지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동성 결혼 이슈는 오바마가 주도하고 있으며 나는 이를 해칠 의도가 없었다"며 거듭 사과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내 많은 동성 커플들이 오바마 재선 캠프에 정치 자금 기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며 오바마의 동성 결혼 합법화 지지 선언이 그의 현금 확보 전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