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株 `브레이크 밟을 때 아니다`..환율은 `변수`

장순원 기자I 2010.10.04 09:15:56

(종목돋보기)9월 내수 둔화·해외생산은 증가
추석·기저효과 감안 `양호`..주가재평가 지속
"달러-원 환율 움직임 부담..단기 조정 올수도"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지난달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판매실적에 대해 증권가는 "추석 연휴와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란 평가를 했다.
 
특히 해외공장, 특히 중국과 유럽지역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는 점을 높게 봤다.
 
원화 강세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지만, 신차효과와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실적과 주가는 괜찮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예상이 아직은 지배적인 모습이다. 

◇ 내수는 주춤..추석·기저효과 감안시 `양호`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9월 자동차 내수판매는 12만466대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2.9%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 대수는 전년동월대비 3.1% 줄어든 21만8352대를 기록, 10개월 만에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보였다.

반면 해외공장은 질주를 이어갔다. 현대차(005380)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증가한 17만6752대를 기록했으며, 기아차(000270) 해외공장 출하 대수는 전년동월대비 70.8% 증가한 6만6867대를 나타냈다.

이런 9월 성적에 대해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석 연휴가 끼면서 조업일수가 줄었는데, 이를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라며 "3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내수 시장에서는 신형 아반떼 신차효과와 YF쏘나타 등 일부 차종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이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라며 기아차 내수는 완성차 5사 가운데 유일하게 역기저효과를 극복하고 전년동월비로 플러스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박화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장 출고 대수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줄었지만 추석 영향이 컸다"며 "현대·기아차의 신차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역사상 가장 낮은 해외 재고 수준과 이머징 지역의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하면, 10월 이후 다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해외 생산 질주 지속..중국·유럽 호조

내수에 비해 해외공장 판매에 대해서는 훨씬 긍정적이다. 해외공장 성장성에 따른 주가 재평가도 계속 진행되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박 연구원은 "전년대비 6% 줄어든 인도를 제외한 전 해외공장이 두 자리 수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다"며 "중국은 7만대가 넘는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수요가 감소하는 유럽 지역의 현지 공장 가동률 상승도 주목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송 센터장도 "9월 해외공장 출하가 사상 최대 수준이고, 현지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4분기에도 출하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기존 공장의 생산성이 높고 설비 확충에다 러시아, 브라질 신축 등으로 2014년까지 장기적인 성장성이 유지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하지만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 점유율이 다소 줄어든 것은 부담이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은 7만6627대로, 미국시장 점유율은 전월 8.6%에서 9월에는 8.0%로 큰 폭으로 밀렸다.

이상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반떼 후속 차종 투입을 앞두고 재고가 소진됐고, 산타페도 조지아 공장 생산 이전을 앞두고 생산량 조절을 하면서 재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 "신차효과·수출호조 긍정적..달러-원 환율이 변수"

최근 가치가 가파르게 치솟는 원화가 향후 실적과 주가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UBS는 "역사적으로 1000원 밑에서는 자동차주들이 조정을 받았고 부진했다"며 "최근 1130원대인 달러-원 환율이 1000원에 접근하면 차익을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 센터장은 "달러 약세는 수익성에 영향을 미쳐 4분기 실적 악화 우려를 키울 수 있다"며 "주가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원-엔 환율은 여전히 경쟁업체인 일본업체들보다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4분기에도 신차효과가 가세해 미국, 중국 등 주요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시장 지배력 강화 추세가 이어지며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현 연구원도 "신차가 투입되면서 수출이 늘 것으로 보이는데다, 3분기 실적전망도 밝은 편"이라며 "여전히 비중을 늘리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반면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지난달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판매가 좋았던 것은 현대차 덕분이며 이는 지속할 수 없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반영해 국내 자동차주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는 "현대차의 쏘나타 매출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초저금리 할부 판매 때문"이라며 "이는 이달 말 종료될 예정이며 그래서 9월에 나타났던 쏘나타 모멘텀은 지속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 관련기사 ◀
☞韓 자동차 매출 호조 일시적..`비중 축소`-CS
☞"잘 나가는 현대·기아차, 이럴 땐 팔아라"
☞현대차, 9월 中판매 7만대 넘었다..`사상 최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