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기자] 대웅제약(069620)이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던 '보톡스'의 판매가 올해로 끝이 난다.
주름제거 효과로 잘 알려진 '보톡스'의 판매 권한이 내년부터 개발자인 엘러로 다시 넘어가게 됐기 때문이다. 엘러는 직접 한국시장에서 보톡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보톡스'의 지난해 매출은 181억원이었다. 태평양제약의 '메디톡신'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섬에 따라 올해 '보톡스' 매출 감소가 예상되기는 했지만, 판매권을 반납함으로써 대웅제약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하다.
'보톡스'의 판매권한을 다시 돌려주면서 대웅제약의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대웅제약은 오리지널 품목을 라이센스인해 국내 독점판매를 하는 모델이다. 늘 판권회수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어야 한다.
해외의 오리지널 품목을 들여와 파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료와 반·완제품 수입비중이 높고, 그만큼 환율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정보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이 929.2원이었는데 지난 3분기 환율은 1062.6원으로 14.3%나 상승했고, 4분기는 더 높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대웅제약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4.5%포인트 하락한 10.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웅제약도 솟아날 구멍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웅제약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한국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에 대한 보험급여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자누비아'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비급여가 결정된 바 있었지만, 4월 대웅제약이 한국MSD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이후 결정이 뒤집힌 것이다.
대웅제약의 경우 고혈압치료제 올메텍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15%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누비아가 또다른 대형 품목으로 성장할 경우 매출 구성이 탄탄해질 수 있다.
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자누비아는 오는 2010년 결산 기준으로 연매출 약 240억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는 현 당뇨치료제 원외처방 연간 시장 규모인 4100억원의 약 6%에 해당하는 점유율"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누비아의 급여 결정은 대웅제약 모멘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올메텍의 매출 의존도를 완화시키는 대형 품목으로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