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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바뀐다)②신용·경제 분리논의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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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수 기자I 2005.06.30 10:55:00

농민회 "농협은 신용사업만 치중..경제 분리해야"
농협 "신용 분리하면 경제분야 돈줄 막혀"

[edaily 박기수기자] "농협은 돈이 안되는 경제 사업에는 너무 소홀히 합니다. 신용(금융)사업 위주의 현 체제를 바꾸기 위해서는 신용과 경제 분리가 필수적입니다" "신용과 경제가 분리되면 지금처럼 신용에서 돈을 벌어 경제사업의 적자를 메워줄 수 없습니다" 지난 10여년간 진행돼 온 은행, 보험, 카드 등 신용사업과 유통, 교육 등 경제사업의 분리 문제가 내달 1일 개정 농협법 발효로 인해 본격적으로 논의에 들어가게 됐다. 농협법 부칙 12조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신용·경제 분리에 대해 1년이내에 세부 추진 계획을 세워 농림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두 부문을 분리할 때 자본금 확충과 운영개선 방안, 법인 설립 기한 및 방안, 교육 지원 분야의 사업비 조달방법 등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현재로선 신·경 분리 논란은 팽팽하다. 분리를 주장하는 전국농민회 총연맹은 "농협은 돈벌이가 되고 있는 신용사업에만 치중해 경제분야는 소홀히 하고 있다"면서 "농협 개혁의 핵심은 신용과 경제의 분리이며 농업이 바로 일어서기 위해서는 분리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도 지난 1월 농협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농협의 유통 및 판매 사업을 활성화하도록 해달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현재 농협의 신용사업은 전체 사업의 80% 수준으로, 경제와 교육지원에 그만큼 소홀했다는 논리다. 하지만 농협은 신·경 분리가 농민들을 위한 경제사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대근 농협중앙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농협의 신·경 분리는 소규모 영세 농가가 대부분인 우리나라 실정에는 맞지 않는 방안"이라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농협측은 경제사업을 지원할 재원이 신용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메워지고 있는데, 신·경이 분리될 경우 경제사업 활성화가 요원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현재 신업사업의 수익은 8518억원이다. 이중 농업과 축산 경제의 손실 1632억원을 보전하고, 농업인 교육지원에 3207억원을 사용할 정도로 모든 재원이 신용에서 나왔다. 현재는 농협중앙회에 같이 있기 때문에 한 부문의 손실을 다른 부문이 보전해 주지만 법인이 분리되거나 회계처리에 완전한 `방화벽`이 쳐지면 돈 줄이 막힌다는 설명이다. 특히 농협은 신용과 경제가 지난 2001년 분리된 수협중앙회를 보면 신·경 분리의 폐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03년 수협 경제부문에서 노량진수산시장을 인수하기 위해 신용부문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금리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대출을 거절당하고, 결국 우리은행에서 돈을 빌렸다는 것이다. 분리 방법도 문제다. 현재 출자금 3조3000억원을 포함해 자기자본 9조1000억원인 농협중앙회의 신·경을 나눌 경우 출자자인 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복잡한 이해 관계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용부문을 분리해 자회사로 둘 수도 있지만 필요한 자본금 확보 방법도 마땅치 않다. BIS 건전성비율 등을 고려할 때 7조원 규모의 자본금이 필요한데 농협중앙회는 사실상 출자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정부로부터 자금을 받을 경우에는 사실상 새로운 국영은행이 탄생하는 셈이어서 실익이 거의 없다는 평가다. 설령 정부가 자본금을 출자해 신용부문을 따로 떼어낸다고 해도 수협과 같이 정부 소유 은행으로 전락한다는 주장이다. 농협중앙회의 이종윤 새농촌새농협추진단장은 "현재 사업부제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직 신·경 분리가 어떤 실익을 주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제한 뒤 "일단 어떤 실익이 어느 정도 있는지 용역결과를 받아본 뒤 공청회 등을 거쳐 신중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협은 농협법 개정에 따른 신·경 분리 문제를 본격 논의하기 위해 내년 4월말까지 H회계법인에 용역을 의뢰했으며, 두번 정도 중간결과를 받아보고, 내부 검토작업을 거쳐 내년 6월말까지 농림부에게 연구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농협은 또 신·경이 분리되면 신용부문에서 `조직 이기주의`가 발생해 농민을 위한 유통 분야로 돈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신용부문이 농협은행으로 발족했을 경우 과거와 같은 규모의 이익이 났더라도 은행 직원의 후생 및 복지에 돈이 먼저 쓰이고, 내부 유보금을 더 많이 쌓게 돼 결국 경제 및 교육지원에 쓸 돈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농협 내에서는 `신·경`이 분리되면 몸 속의 `신경(神經)`이 분리되는 것처럼 농협의 생존 기반이 위협 받는다는 얘기도 우스개 소리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농협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 농민단체 등을 포함한 분리론자들은 농협이 거대 조직 논리를 앞세운 이기주의적인 발상에서 분리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속한 시기에 신·경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진도 충남대 교수(경제무역학부)는 "신경 분리에 대한 반대는 농협에서 한두번 있었던 게 아니다"고 잘라 말한 뒤 "2~3년내에 신용 부문의 자본금 확충과 경제사업 생존 방법 등을 강구해 분리해야 한다"며 분리론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의 이같은 팽팽한 주장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농협은 내년 6월말로 다가온 분리 계획 추진 결과를 마련할 수밖에 없어 신경 분리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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