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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술 없인 中 시장 못 뚫는다…글로벌 車업계 공식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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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06.08 06:00:06

어제는 값싼 부품 공급처…오늘은 첨단기술 파트너
전기차·자율주행 경쟁 심화에 독자 개발 한계점
현지형 모델에 자율주행·플랫폼 협력 사례 잇따라
"변화 적응 못한 혼다, 최대 24조원 손실 예상"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의 중국은 값싼 부품 공급처이자 생산기지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전기차·소프트웨어·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 전시장 전경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7일 iM증권 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열린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현지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전시회에서 중국 전용 롱휠베이스 모델 GLC L을 공개하고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의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벤츠는 향후 중국 전용 모델에 모멘타 기술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폭스바겐 ID.유닉스 08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과 협력해 개발한 풀사이즈 전기 SUV ‘ID.유닉스 08’을 공개했다. 이 차량에는 샤오펑과 공동 개발한 아키텍처가 적용됐으며 컴퓨팅 플랫폼에도 샤오펑의 자체 칩이 탑재됐다.

캐딜락은 브랜드 최초로 중국 현지 소프트웨어 협력 모델을 대형 전기 SUV 비스틱 중국형 모델에 도입했다. 모멘타의 레벨2 자율주행 솔루션과 허사이의 인캐빈 라이다가 결합된 주행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국 기술 협력 사례 (사진=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토요타가 공개한 중국 전략형 전기차 ‘bZ7’의 구동계에는 화웨이 드라이브 원이 적용됐고 자율주행 기술에는 모멘타 솔루션이 활용됐다. 현대차가 공개한 중국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V 역시 베이징자동차와 공동 개발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멘타의 자율주행 기술과 바이두의 대규모언어모델을 활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기업과 손잡는 것은 자체 기술력만으로는 현지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전기차 전환 속도가 가장 빠른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모멘타 등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기술력이 급성장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독자 개발보다 빠르게 첨단 기술을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게 됐다. 중국 소비자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현지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디지털 생태계를 활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기술과 브랜드를 배우기 위해 합작법인을 세웠다면 이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국 기업의 기술을 받아들이게 됐다는 평가다.

토요타 bZ7 (사진=토요타)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의 사례로는 혼다가 거론된다. iM증권은 보고서에서 “혼다는 최근 전기차 관련 프로젝트를 대거 중단하면서 최대 24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2026 회계연도에 대규모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 보조금 종료와 중국 완성차 업체와의 가격 경쟁 심화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기술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중국산 부품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규제·안보 우려가 여전히 크다.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 핵심 부품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도 중국 전기차의 시장 침투를 경계하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당분간 중국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과 협력해 현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차량을 개발하고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시장에서는 자체 기술이나 서방권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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