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진단병리 차기 수장…"진단병리 새 규범 제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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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5.08.27 05:30:00

■인터뷰-허미나 건국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와스팜 첫 여성 차기 회장…한국 위상 강화
환자, 연구대상에서 권리 가진 참여자로 변화
"글로벌 진단병리, 환자 중심 규제조화 필요"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급속히 증가하는 △유전자 데이터 △의무기록 △건강 정보 등의 빅데이터 연구에 발맞춰 이젠 환자도 연구대상자가 아닌 연구참여자로 역할이 바뀌었다. 일반인도 헬스케어 AI연구에 참여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세상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진단병리 분야도 변화가 예상되는데 글로벌 진단병리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이러한 ‘뉴노멀’ 규제조화를 잘 이끌어나가도록 하겠다.”

최근 ‘세계병리학회 및 진단검사의학회 연합(WASPaLM·와스팜)’의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허미나 건국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의료정보와 인체유래물을 사용하는 연구의 기본 구조가 바뀌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미나 건국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사진=건국대병원)
1947년 설립된 와스팜은 세계 각국의 임상병리학회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국제표준화기구(ISO) 등과 협력하며 의료 정책 수립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오는 10월 열리는 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차기 회장 직책을 맡게 되며 2029년 와스팜 회장에 취임한다. 와스팜에서 여성 회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와스팜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는 등 한국을 빛내고 있는 허 교수는 진단혈액과 수혈의학, 혈액은행, 분자유전을 세부 전공하면서 쌓은 전문성으로 국가 의료 체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유전자 검사 기관 실사단에 직접 참여하는 등 국내에 몇 없는 연구·생명윤리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러한 그가 최근 고민하고 있는 이슈는 연구분야에서의 환자의 권리 강화다. 1964년 세계의사회에서 제정된 헬싱키선언은 의사들에 의해 의사들을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국제 의학연구윤리 지침인데, 지난해 개정안이 통과됐다. 가장 큰 변화는 선언문 전반에 걸쳐 ‘연구대상자(human subject)’를 ‘연구참여자(human participant)’로 바꾼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용어를 바꾸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과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의학연구는 종종 취약한 사람들이 직면하는 위험한 활동으로 간주했다. 반면 이번 개정으로 인해 환자는 연구에 주체적 존재이며 그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점이 명시됐다.

환자가 연구참여자로 격상되면서 연구 분야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환자가 능동적으로 연구에 참여하며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병을 낫게 해주겠다고 환자를 꼬드기는 연구보다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가 상호 소통하면서 연구를 진행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연구로 파생되는 이익에 대해 연구참여자 또한 이익 일부를 요구할 수도 있다.

다만 개정된 헬싱키선언조차 △유전자 데이터 △의무기록 △건강 정보 수집 △빅데이터 연구 △인공지능 등을 포함하는 방대한 의료 정보와 인체유래물을 사용하는 연구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다. 허 교수는 “진단병리 분야에서는 인체유래물에서 수많은 정보를 얻어내는데 환자(연구참여자)에게 데이터 사용 승인을 받고 지속적 사용에 대한 모니터링을 이행하는 데 있어 많은 난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헬스케어 AI 데이터 축적 또한 아직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국내서도 지난해 통과된 인공지능기본법에 사람의 생명·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를 고(高)영향 AI로 규정한 바 있지만 세부 규정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세부 규정을 준비하려면 생명윤리법 개정 등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허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글로벌에서 급변하는 진단병리 분야의 규제 변화를 와스팜에서 긍정적으로 이끌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이젠 연구든, 치료든 환자·인간 중심의 사고방식과 환자 기여도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면서 “환자(연구참여자)와 연구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허미나 건국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대한진단검사의학회 학술이사 △대한진단검사의학재단 이사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국제학술대회(LMCE 2025) 사무총장 △Annals of Laboratory Medicine 편집위원장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 △세계병리검사의학연합회(WASPaLM) 차기회장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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