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찾은 매장, 오픈 전부터 삼삼오오 발길 이어져
머그잔 못받아 아쉬워하는 고객, 외국인도 연신 사진
한복천과 모시 파는 포목부 상점 일부와 공실 활용
2층 형형색색 재봉실과 노방천 인테리어 눈에 띄어
3층 루프탑, 밤되면 낭만적 분위기 자아내
스페셜 메뉴 '골든 만다린 홉피지오' 3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기부 머그잔 있어요?”, “이미 다 떨어졌습니다.”(스타벅스 매니저)
지난달 30일 오전 9시 14분. 서울 종로구 스타벅스 광장마켓점에는 오픈(9시반) 전부터 대기가 시작됐다. 종로구에서 동네 이웃 주민과 함께 왔다는 60대 주부 장씨는 “오픈 기념으로 일찍 왔는데 아쉽다”면서 “어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앞의 다른 스타벅스에서 차를 마셨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광장마켓점 오픈 기념으로 4000원 이상을 기부한 고객에게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한정판 머그잔을 증정했다. 준비 수량은 총 300개인데 오픈 첫날(29일) 2시간만에 모두 소진됐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이날 2000명 이상이 매장을 찾았다.
 | | (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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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오픈 직후 스타벅스 광장마켓점 2층 (사진=노희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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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29일 스타벅스 12번째 스페셜 스토어이자 전통시장 내에 오픈하는 두 번째 매장인 광장마켓점을 열었다. 스페셜 스토어는 단순한 커피 소비를 넘어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목적지 매장’이다. 광장마켓점은 대한민국 최초의 상설시장이자 포목점(옷감을 파는 가게)으로 유명한 광장시장이 가진 멋과 맛을 매장에 담고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특화매장으로 기획됐다. 972㎡(294평) 규모에 시원한 콜드브루를 테이크아웃으로 파는 바(bar)형태의 지상 1층과 일반 매장 2층, 3층 루프탑으로 구성했으며 총 250여석의 좌석이 있다.
지난 2022년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들어선 첫번째 전통시장 지점인 ‘경동1960점’이 폐극장인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것이라면 이곳은 한복천과 모시, 한복 등을 파는 포목부 상점 일부와 공실이었던 공간을 활용했다.
 | | 스타벅스 광장마켓점 2층 (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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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마켓점의 전체적인 색감은 붉은 벽돌색이다. 1980년~1990년 단독주택에서 주로 사용한 붉은색 벽돌 건물이 남아 있는 광장시장 내 매장이 들어오다 보니 주위와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선택한 색감으로 보인다. 특히 2층에는 광장시장 포목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형형색색의 수백개 재봉실이 벽에 정렬돼 붙었고 알록달록한 노방천이 천장이나 내부 구분벽에 드리워졌다. 스타벅스가 국내 아티스트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은평구에 사는 40대 주부 임씨는 “경동시장 매장이나 북한산DT 등 특화매장이 생기는 곳마다 가본다”면서 “매장이 넓어 개방감이 있고 자리자리마다 획일적이지 않아 앉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고 호평했다.
3층 루프탑은 경동1960점과 가장 큰 차별적인 공간이자 광장마켓점의 포토존이다. 광장시장 간판과 벽에 한글로 새겨진 스타벅스 문구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길 만하다. 특히 밤에 레트로풍의 노란색 전구 조명이 들어오면 아늑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페셜매장 운영을 담당하는 안인형 스타벅스 매니저는 “시간대별로 고객이 좋아하는 게 다르다”면서 “낮에는 고객이 공간과 상품에 열광했다면 저녁에는 주류나 루프탑을 즐긴다”고 했다. 광장마켓점은 경동1960점에 없는 맥주와 칵테일을 판다. 전날 광장마켓점만의 ‘골든 만다린 홉 피지오’는 300잔 이상 팔렸다. 이 음료는 무알코올 맥주와 같은 느낌을 주는데, 시장의 매운 음식 등과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 | 스타벅스 광장마켓점 2층 (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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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매장에는 외국인도 제법 눈에 띄었다. 일본에서 국내 대학으로 유학을 온 30대 여성 ‘나나’씨는 “SNS에서 소식을 접하고 ‘오픈런’을 하러 왔다”면서 “매장이 예쁘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 내부 사진을 찍기 위해 핸드폰 카메라 버튼을 연신 눌렀다. 외국인 고객들은 광장마켓점의 스페셜 메뉴인 ‘스타벅스 꿀 호떡 라떼’도 많이 찾았다. 오픈 첫날 꿀 호떡 라떼는 100잔 이상이 팔렸다.
스타벅스는 전통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듯했다. 광장마켓점 정문 바로 앞에서 한과와 강정을 판매하는 40대 김씨는 “원래 옆쪽 라인으로 동선이 빠지는 상황이었는데 스타벅스가 들어오면서 안쪽으로 고객 유입이 되고 있다”며 “외국인이나 관광객이 많아져 좋다”고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앞서 경동1960점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전통시장 매장 2호점이 나왔다”고 했다. 광장마켓점은 지역경제와 함께 하는 커뮤니티 스토어 10호점으로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품목당 300원의 상생 기금을 적립해 시장 내 상생활동에 사용한다.
 | | 스타벅스 광장마켓점 루프탑 (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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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스타벅스 광장마켓점 루프탑 (사진=스타벅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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