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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계산법”…‘트럼프 지지’ 억만장자들, 관세 맹비난

김윤지 기자I 2025.04.08 07:45:21

‘공화당 후원자’ 홈디포 창업자 맹비난
“관세 조치, 너무 빠르고 너무 높아”
“계산법부터 문제 있어, 잘못된 조언”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했던 기업인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주가 급락 등 혼란을 초래하자 맹비난에 나섰다고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홈디포의 공동 창립자인 억만장자 켄 랭곤.(사진=AFP)
홈디포의 공동 창립자이자 오랜 공화당 후원자인 억만장자 켄 랭곤은 FT에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너무 높고 너무 빠르게 시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에서)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46% 상호관세는 헛소리(bullshit)이며, 중국에 대한 추가 34% 상호관세는 너무 공격적이고, 너무 성급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들에 대해 “상대방에게 진지한 협상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면서 “무역 상대국에 ‘굳이 전화하지 마세요’와 말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랭곤 창업자는 모든 수입품에 10% 일괄 관세를 먼저 부과한 후 개별 국가와 양자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이 “보다 관리하기 쉽고 더 건설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빌어먹을 계산법(goddamn formula)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 정책에 있어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고 상호 관세율 계산법도 문제”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그외 트럼프 행정부가 시행한 여러 정책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도 “나는 언제, 어떻게, 어느 범위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다르다. 전부를 한꺼번에 덤벼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양자 간 회담을 통해 해법을 찾으리라 기대했다. 그는 “지금 모두가 두려워하는 건 바로 ‘관세 전쟁’”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국가에 일괄 10% 관세 부과를 적용하고, 각 국가가 미국에 부과한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을 기반으로 별도 관세를 부과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10% 기본관세는 지난 5일부터 시행됐으며 개별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는 오는 9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 같은 관세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 시장은 혼란에 빠졌고, 뉴욕증시에서 대형주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최근 3거래일 동안 10% 넘게 하락했다.

이에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이날 주주서한에서 이번 관세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될수록 좋다”면서 “부정적인 여파가 누적될수록 되돌리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상무장관이었던 윌버 로스 역시 이번 관세의 영향이 “예상 보다 훨씬 심각하다”면서 “특히 베트남, 중국, 캄보디아에 미친 영향은 극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감내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은 그렇지 않다”면서 “미지의 공포가 가장 치명적인데, 우리는 지금 극단적인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율 계산 방식의 논리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비전통적인 관세 산정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큰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조속히 나서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밖에도 미국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멘토로 꼽히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역시 지난 6일 엑스(X, 구 트위터)에 ”10%를 초과하는 관세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억만장자 빌 애크먼 역시 이번 관세를 ”심각한 정책적 실수“라고 평가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 또한 FT에 ”관세는 가끔 단기적으로 일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 적은 있지만 대체로 누구에게도 좋은 정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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