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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24일 환경부가 발표한 2019년도 미세먼지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안에서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인공강우 분야에 20억원 규모의 추경이 편성됐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인공강우 기획 연구가 포함됐는데 인공강우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을 추경에 반영하기는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이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업무 지원기술 개발연구(R&D)에 20억원이 증액됐다. 기존 예산 159억원과 비교하면 약 13% 수준에 해당하는 추경이 배정됐다. 기상항공기 활용기술과 구름물리 등 항공관측 기반연구를 통해 관측기술 지원 및 활용연구에 관한 사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총 20억원 가운데 국제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 실험 및 전문가 회의에 8억원, 인공강우용 연구 장비 도입 등 인프라 구축 사업에 12억원이 각각 책정됐다.
환경부 기획재정담당자는 “외청인 기상청 예산 가운데 인공강우와 관련한 올해 본예산을 엄밀히 따지면 종전 9억원에서 이번 추경을 통해 20억원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인공강우 성공률과 증수량 확보를 위한 구름물리실험챔버 구축 및 활용연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구름물리실험챔버는 미국·러시아·중국 등 인공강우 선진국에서 지상에 구름내부 조건의 실험실을 만들어 다양한 인공강우실험을 수행하는 장치다.
이와 함께 지상·고층 기상관측망 확충 및 운영 예산에 6억원(2019년 본예산 122억원)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는 기상청에 대해 26억원이 추가됐다. 다만 환경부 추경 규모가 미세먼지 본예산과 맞먹는 97% 증액된 반면 기상청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9.25%로 두 자릿수인 10%선을 밑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올 한해 예정된 15차례 인공강우 실험 중 이미 지난 1월 실시한 한 번을 제외한 남은 14번에서 증우량 증가 등 인공강우 성공률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인공강우 실험은 비가 올 수 있는지 없는지를 체크하고 그 결과를 통해 국민들이 원하는 것처럼 미세먼지를 씻길 수 있을 지까지도 본다”며 “증우량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이 시급한 만큼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시간당 2㎜, 누적 강수량 20㎜ 정도는 돼야 초미세먼지가 제거될 수 있고 여기에 바람이 초속 2m 가량 불어야 초미세먼지를 흩어버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 기술력으론 인공강우에 성공해도 강수 증가량이 시간당 0.1~1㎜에 불과하다. 보통 시간당 10㎜ 이상의 비가 두 시간 내릴 때 미세먼지가 10% 저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