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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마저 무너진 유통株…이제 홈쇼핑만 남았다

함정선 기자I 2017.08.06 12:55:00

고속성장 편의점 업계 실적 ''브레이크''..정부규제 발목도
성장절벽 유통주 가운데 홈쇼핑만이 성장 사이클 진입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안정적인 사업환경과 꾸준한 수익을 내세워 승승장구했던 유통주(株)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유통주를 옥죄고 있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완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성장세를 보여왔던 편의점산업마저 과다 경쟁과 정부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싱글가구 증가에 힘입어 고속성장했던 편의점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007070)의 2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는 부진을 보였다. GS리테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1%가 줄었다. 점포가 포화상태에 이르며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어났고 점포당 매출도 크게 줄어든 탓이다.

시장은 최근 이같은 편의점산업 위축을 반영했고 편의점 관련주들의 최근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GS리테일 주가는 최근 3개월간 30% 가까이 빠졌다. 5월 초 최고 5만7000원을 넘었던 주가는 8월4일 기준 4만550원까지 떨어졌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027410)도 비슷하다. 지난 3개월 주가 하락률이 27%에 이른다.

문제는 편의점의 부진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의 프랜차이즈 규제 강화에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가맹점주 지원책을 확대하는 등 비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편의점뿐만 아니다. 유통업계 다크호스로 손꼽혔던 면세점주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타격을 고스란히 입고 있고 ‘큰형님’격인 백화점주도 장기 불황과 온라인쇼핑 성장 타격으로 수년째 뒷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편의점마저 실적 악화가 예상되며 유통업계에서 이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것은 홈쇼핑 관련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분기 CJ오쇼핑(035760)의 약진 덕분이다. CJ오쇼핑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45% 늘어난 466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수년간 부진을 거듭했던 홈쇼핑주의 반등을 예고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대응하는 상품을 발 빠르게 준비하는 등 홈쇼핑 특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최근 2~3년간 나타난 유통업계 구조적 성장 한계를 홈쇼핑과 같은 일부 채널이 극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이 TV와 모바일 채널을 동시에 이용하는 소비자를 위한 마케팅을 지속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돼 홈쇼핑산업이 새로운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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