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캐디와 입맞춘 설계사들…'골프 보험사기' 140명 적발

장순원 기자I 2017.05.28 12:00:00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보험설계사 A씨는 자신이 계약을 이끌어낸 고객 4명과 자주 골프를 즐겼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들이 4~5개월 간격으로 돌아가며 3번의 홀인원 보험금 500만원을 탔다는 점이다. 1년 동안 라운딩 동반자 중 2명이 총 3회 홀인원에 성공한 것이다. 보통사람이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2000분의 1에 불과한데 유독 이들에게는 이례적으로 행운이 자주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금융감독당국과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이들의 행운은 보험사기로 밝혀졌다.

홀인원 보험 보험사기 혐의자 140명이 대거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충남지방경찰청은 홀인원 보험 전반에 대한 추가적인 보험사기 기획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기혐의자 140명을 적발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홀인원보험은 피보험자가 골프를 치다 홀인원에 홀인원 비용을 보상하는 보험이다. 한 번에 홀컵에 넣으면 기념식수나 캐디에게 전하는 축하금을 주는 게 관례인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실비로 지급하는 것이다.

홀인원 보험금으로 지급된 보험금은 총 1049억원으로 1건당 평균 332만원 수준이다. 연간 평균 209억원 규모다. 2012년도 이후 지급액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금감원은 허위 영수증을 보험회사에 제출해 홀인원 보험금을 타낸다는 첩보를 토대로 보험 사기자 34명을 1차 적발했고, 추가조사를 진행한 결과 보험설계사 21명을 포함해 140명의 사기혐의자를 걸러냈다.

주로 보험설계사가 개입해 계약자와 캐디와 서로 짠 뒤 허위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보험금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수법을 썼다.

이 밖에도 반복적으로 홀인원 특약이 가입되어 있는 장기보험 전체를 해지한 후 재가입하는 수법으로 홀인원 보험금을 타거나 여러 개 중복가입해 고액보험금을 편취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은 “수사기관과 유관 기관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보험사기 근절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면서 “비슷한 보험사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