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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마지막 앱마저 애플서 퇴출당해

염지현 기자I 2014.02.09 16:04:10

화가 난 사용자들 아이폰 등 훼손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지난해 최대 금맥으로 떠올랐던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애플 아이폰에서 퇴출당했다. 화가 난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쇠망치로 내리쳐 파손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 등이 8일 보도했다.

애플은 반(反) 비트코인 정책에 따라 지난 5일 마지막 남은 비트코인 지갑 앱 ‘블록체인’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술집 등에서 QR 코드를 이용해 비트코인으로 계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블록체인은 출시된 지 2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12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되며 인기를 모았다.

애플이 비트코인 관련 앱을 삭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또 다른 지갑 앱 ‘코인베이스’를 삭제했고 지난달 모바일 메신저 앱 ‘그리프’의 비트코인 결제기능도 없앴다. 이제 애플 기기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이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비트코인 앱을 삭제하자 사용자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브스는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아이폰을 버리고 이제 안드로이드 용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을 부수는 비트코인 사용자들(사진=포브스)
미국 소셜 뉴스사이트 ‘레딧(Reddit)’에서는 화가 난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애플 조치에 반발해 쇠망치 등으로 아이폰을 훼손하는 동영상이 여러 개 떠돌아 다니고 있다.

한 레딧 사용자는 처음 아이폰을 훼손해 동영상을 올린 ‘헌신적인’ 비트코인 옹호자 다섯 명에게 안드로이드용 폰 ‘넥서스 5’를 증정하기도 했다.

또 애플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서명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이미 2600명 이상이 사인했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영국에서 비트코인 거래 앱을 개발하는 마크 웨인은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화를 내는게 무리가 아니다”라며 “깨끗한 앱만을 취급하고 싶어하는 애플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동안 비트코인 관련 앱들이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고 최소한 앱을 퇴출시킬 때는 가이드라인과 이유, 기준 등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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