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속담] “입춘(立春)에 김칫독 깨진다”

e뉴스팀 기자I 2014.02.04 09:36:05

‘입춘 한파’를 의미…오늘 아침 서울 -11℃·춘천 -14℃

오늘(4일·화)은 봄에 들어선다는 입춘(立春) 절기다. 24절기 중 첫 번째에 해당하면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으며 대개 양력 2월 4일경이다. 사람들은 보통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된다고 본다.

입춘과 관련된 속담으로는 ‘입춘에 김칫독(장독) 깨진다’ 라는 말이 전해진다. 대한이 지난 입춘 무렵에도 큰 추위가 있을 것으로 여겼음을 의미한다. 봄이 찾아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올해도 ‘입춘 한파’가 찾아왔다. 오늘 서울의 아침기온은 -11℃, 춘천은 -14℃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낮 기온도 서울 -4℃, 대전 -3℃에 머물 전망이다.

그밖에 입춘 무렵엔 반드시 추위가 있다는 뜻의 ‘입춘 추위는 꿔다해도 한다’ 라는 속담도 전한다. 또 입춘이 지난 다음 날씨가 몹시 추워지면 ‘입춘을 거꾸로 붙였나’ 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 봄이 찾아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올해 ‘입춘 한파’가 찾아왔다.
대문 앞에 붙이는 ‘입춘첩’…입춘대길·우순풍조 등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입춘은 새해 첫 절기이기 때문에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다. 또 이날 각 가정에서는 기복 행사로 입춘첩(入春帖 ·입춘날 봄이 온 것을 기려 축하하거나 기원하는 내용을 적은 글)을 대문이나 출입구에 붙이는 풍습이 전해 내려온다. 다른 말로 입춘축(立春祝)·춘축(春祝)·입춘서(立春書)·입춘방(立春榜)·춘방(春榜)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입춘이 드는 시각에 맞춰 붙이면 좋다고 여겼으며 상중(喪中)인 집에는 붙이지 않는다. 입춘첩을 쓰는 종이는 글자 수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가로 15㎝ 내외, 세로 70㎝ 내외의 한지 두 장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글귀로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거천재 래백복(去千災 來百福) ▶재종춘설소 복축하운흥(災從春雪消 福逐夏雲興) 등이 있다.

그밖에 ▶시화세풍(時和歲豊·나라 안이 태평하고 풍년이 듦) ▶우순풍조(雨順風調·비 오고 바람 부는 것의 때와 분량이 알맞다 라는 뜻으로 농사에 알맞게 기후가 순조로움을 이름) 등 농업과 관련된 문구도 눈에 띈다.

▲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날 봄이 온 것을 기려 축하하거나 기원하는 내용을 적은 글을 대문이나 출입구에 붙인다.
서울에서는 입춘날 보리뿌리를 보아 뿌리가 많이 돋아나 있으면 풍년이 들고 적게 돋아나 있으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 충남지역은 오곡의 씨앗을 솥에 넣고 볶아 맨 먼저 솥 밖으로 튀어나오는 곡식이 그해 풍작이 된다고 점쳤다. 제주도에서는 입춘날 날씨가 맑고 바람이 없으면 그해 풍년이 들지만 눈 또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여겼다. 또 입춘축을 써서 사방에 붙이면 그해 만사가 대길하나 망치질을 하면 불운이 닥친다고 생각했다.

입춘 절식…궁중 ‘오신반’·충청도 ‘보리밥’·함경도 ‘명태순대’

입춘 절식(節食)으로 과거 궁중에서는 오신반(五辛盤·다섯 가지의 자극성이 있는 나물로 만든 음식)을 수라상에 올렸다. 지금은 사계절 언제든 여러 가지 나물을 구할 수가 있지만 옛날에는 엄동(嚴冬)을 지내는 동안 쉽게 맛볼 수 없었던 봄동, 냉이, 달래, 미나리 등의 봄나물을 이 무렵 캤다. 오신반은 이런 나물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친 다음 겨자와 함께 무쳐낸 생채요리다. 생, 로, 병, 사, 독이라는 인생의 다섯 가지 괴로움을 참고 견디라는 의미를 지닌 한편 맵거나 쓴 다섯 가지 채소라는 뜻에서 ‘오신채’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민간에서도 이를 본떠 파, 당귀싹, 미나리싹, 무싹 등의 햇나물로 무쳐낸 입춘채(入春菜)가 있다. 충청도에서는 이날 보리뿌리가 내리기 때문에 보리밥을 먹어야 좋다고 생각해 보리밥을 해 먹었으며, 함경도 지방은 명태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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